현금, 한국 결제 시장에서 입지 약화
19/05/2025 23:53
한국은행(BoK)이 최근 발표한 「2024년 결제 수단 및 모바일 금융서비스 이용행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결제 건수 중 현금 사용 비율은 15.9%로 신용카드(46.2%)와 체크카드(16.4%)에 이어 3위를 차지했습니다.
이번 조사는 전국 19세 이상 성인 3,5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계좌이체 이용률은 3.7%, 선불충전식 결제 수단은 2.7%에 그쳤습니다.
한국 내 현금 사용 비율은 2013년 41.3%에서 2015년 36%, 2017년 36.1%로 소폭 감소하다가, 2019년 26.4%, 2021년 21.6%까지 빠르게 줄어 2024년에는 20% 미만으로 떨어졌습니다.
연령별로 보면 20대는 체크카드 사용이 가장 많고, 30~50대는 신용카드 사용 비중이 높았습니다. 반면 60대 이상은 현금 사용 비율이 높았는데, 이는 은퇴 이후 신용카드 발급 제한과 모바일 카드 등 전자 결제 방식에 익숙하지 않은 영향으로 분석됩니다.
개인별 평균 지갑 속 현금 보유액은 66,000원(약 47.28달러)으로, 3년 전보다 7,000원 증가했습니다. 연령별로는 50대가 91,000원, 60대 이상이 77,000원을 보유하는 반면, 20대는 27,000원으로 가장 적은 금액을 휴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른 국가와 비교할 때 한국의 현금 결제 비율은 낮은 편입니다.
BoK가 인용한 Worldpay 조사에 따르면, 2023년 한국의 현금 사용 비율은 약 10%로 추정되며, 이는 40개 주요국 중 29위로 전체 평균 23%보다 낮은 수준입니다.
현금 사용 비율이 높은 선진국으로는 일본(41%), 스페인(38%), 독일(36%), 이탈리아(25%) 등이 있으며, 반대로 노르웨이(4%), 스웨덴(5%), 핀란드(7%) 등 북유럽 국가들과 뉴질랜드(6%), 캐나다(6%), 호주(7%) 등 영연방 국가들은 낮은 편입니다.
BoK는 경제, 인구, 사회구조, 문화 및 역사적 배경 등 현금 사용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인을 분석한 결과, 한국은 현금 사용 비율이 높은 국가들과 비슷한 여건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특히, 2023년 기준 한국의 1인당 GDP는 약 33,000달러로, 현금 사용 비율이 높은 국가들과 유사한 소득 수준입니다.
그러나 디지털 기술 경쟁력은 현금 사용이 적은 국가들과 더 비슷하며, 고령 인구 비율은 낮은 현금 사용 국가 수준, 저소득층 비율은 높은 현금 사용 국가 수준을 보였습니다.
또한 인구 및 면적 대비 ATM 수는 현금 사용이 높은 국가들보다 훨씬 많으며, 정부에 대한 신뢰와 위험 회피 성향도 유사합니다.
BoK는 현금 사용 결정 요인들이 높은 현금 사용 국가와 비슷함에도 불구하고, 한국 내 현금 사용은 상대적으로 낮은 이유를 정부의 신용카드 활성화 정책과 금융회사의 카드 결제 거부 금지법 때문으로 분석했습니다.
현금 사용 감소와 함께 ‘현금 없는 가게’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무인 키오스크 등 현금 결제가 불가능한 곳도 많아지고 있으며, 특히 지방자치단체 중심으로 ‘현금 없는 버스’ 도입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서울시는 2021년부터 현금 없는 버스 시범사업을 시작했으며, 인천, 대전, 제주, 대구, 광주 등도 현금 승차권을 폐지하거나 시범운영 중입니다.
ATM 수도 감소 추세로, 2020년 87,773대에서 2022년 83,196대, 2023년 80,907대로 줄었습니다.
최근 급성장 중인 스테이블코인(가치가 법정화폐, 원자재, 다른 암호화폐 등에 연동된 디지털 자산)은 현금 등 법정화폐 수요를 대체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스테이블코인은 일반 암호화폐와 달리 가치 변동성이 적어 결제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2025년 3월 말 기준 스테이블코인 시장 규모는 2,373억 달러로 전년 동기 1,332억 달러 대비 거의 두 배로 성장했습니다.
현재 국내에서는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발행이 금지되어 있으나, 미국 달러 기반 USDT(테더) 등은 해외 송금 및 가상자산 거래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홍콩에 본사를 둔 핀테크 기업 RedotPay는 최근 USD 기반 스테이블코인으로 비자(Visa) 결제가 가능한 카드를 출시하며 한국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은 기관용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발행과 예치금 토큰 시험 사업을 통해 현금 없는 시대 도래를 대비하고 있으나, 물리적 현금 발행은 중단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2025년 4월 결제 및 정산 보고회에서 이종렬 한국은행 부총재는 “한국은행은 현금 발행을 절대 중단하지 않을 것”이라며, “디지털 화폐는 정전이나 통신 장애 시 작동하지 않을 수 있어, IT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에게 현금은 필수적”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부총재는 디지털 결제에 대한 국민 신뢰는 언제든지 중앙은행이 디지털 자산을 현금으로 교환할 수 있다는 믿음 덕분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결제 시스템에 대한 신뢰 유지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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