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학생·청년층, 장기실업의 늪에 빠지다

교류 및 생활

29/12/2025 10:11

취업 경쟁 심화와 채용 기준 상향, 여기에 경기 둔화까지 겹치면서 한국의 청년층이 장기 실업 상태에 놓이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수만 명의 젊은이들이 수개월, 심지어 수년째 일자리를 찾지 못한 채 취업 문 앞에서 발길이 묶이고 있다.

Người trẻ tìm kiếm cơ hội việc làm tại một trung tâm hỗ trợ tuyển dụng ở Seoul. Ảnh: Yonhap

서울의 한 취업 지원센터에서 청년 구직자들이 일자리를 알아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다수의 청년들은 수십, 수백 건의 입사 지원서를 제출했음에도 불구하고 취업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한다. 이러한 현실은 사회 진출을 앞둔 청년 세대 전반의 불안을 여실히 보여준다.


‘사회로 가는 입장권’, 갈수록 높아지는 문턱

청년 고용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정부 차원의 정책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상봉 한성대 교수는 “청년 일자리 확대를 위해서는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양자컴퓨팅, 로봇 등 신산업 분야에서 고용 창출이 가능한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투자를 대폭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0월 기준 장기 실업자 수는 약 11만9천 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21년 10월(12만8천 명) 이후 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장기 실업자는 6개월 이상 지속적으로 구직 활동을 했음에도 취업하지 못한 사람을 의미하며, 이들은 전체 실업자 65만8천 명 중 18.1%를 차지했다. 이는 현 고용 시장의 구조적 문제를 보여주는 수치로 평가된다.

장기 실업자 비중은 올해 들어 꾸준히 상승했다. 4월 9.3%에서 5월 11.4%로 오른 데 이어 이후에도 계속 증가해 10월에는 18.1%를 기록했다. 이는 통계 집계가 시작된 1999년 이후 최고치로,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이후 시기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신규 졸업생 취업난이 장기 실업의 핵심 원인

전문가들은 최근 장기 실업 증가의 주된 원인으로 대학 졸업 예정자 및 신규 졸업생의 취업난을 꼽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20~30대 장기 실업자는 약 3만5천 명으로, 대부분이 대졸 이상 학력자다. 이는 지난해 9월 기록한 3만6천 명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특히 25~29세 연령층이 약 1만9천 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 연령대는 대학 졸업 후 본격적으로 노동시장에 진입하는 시기로, 올해 장기 실업 비중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 같은 수치는 단순한 개인 문제를 넘어, 청년층을 위한 취업 지원, 재교육, 직업 재설계 정책이 시급함을 시사한다.


청년 인구 감소에도 고용 지표는 ‘역설’

청년층(15~29세) 인구는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청년 수는 오히려 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10월 전체 고용률은 63.4%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청년 고용률은 44.6%에 그쳤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청년 실업률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는 제조업, 숙박·음식업, 건설업 등 청년 고용 비중이 높았던 산업에서의 채용 감소가 지목된다. 경기 침체로 기업들이 채용 규모를 줄이고, 신입보다는 경력직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화된 것이다.

여기에 자동화와 인공지능(AI)의 빠른 확산 역시 청년 일자리를 잠식할 수 있다는 우려를 키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청년 실업이 장기화될 경우 노동시장 불균형은 물론, 중산층 축소와 소비 위축으로 이어져 장기적인 사회·경제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부산시청에서 열린 청년 취업 박람회에서 지원자들이 접수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멀어지는 ‘취업의 꿈’

서울의 한 명문대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한 한성주(28·가명) 씨는 졸업 후 약 2년이 지났지만 아직 안정적인 일자리를 찾지 못했다. 그는 지금까지 100건 이상의 입사지원을 했고, 현재는 세 번째 인턴십을 수행 중이다.

한 씨는 연봉 3만 달러 이상을 기대했지만, 대기업들이 채용을 줄이고 전형을 강화하면서 현실적인 선택지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영문학을 전공한 그는 “원래도 취업이 쉽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경기 침체로 인해 채용이 거의 멈춘 수준”이라며 “특히 경력을 요구하는 직무가 많아 신입에게는 더 가혹하다”고 토로했다.

정부 보고서에 따르면 청년 실업자의 약 40%는 지난 3년간 한 번도 정규직 일자리를 갖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적으로 청년 한 명이 졸업 후 취업까지 걸리는 기간은 10개월을 넘는다.


대기업 쏠림과 중소기업 인력난

그럼에도 많은 청년들은 상대적으로 높은 임금과 복지를 이유로 대기업 취업을 선호한다. 실제로 중소기업과 대기업 간 임금 격차는 최근 수년간 거의 두 배 가까이 벌어졌다.

코리아헤럴드에 따르면 이러한 현상으로 전체 일자리의 80.9%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은 만성적인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청년들이 대기업 외의 선택지에도 안심하고 도전할 수 있도록 고용 안정성과 사회 안전망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비정형 노동 확대…새로운 고용 구조

임태위 싱가포르국립대 동아시아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파트타임, 프리랜서 등 비정형 고용 형태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으며, 이는 선진국 전반에서 나타나는 구조적 변화”라며 “향후 더욱 일반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한성주 씨 역시 현실적인 선택을 고민 중이다. 그는 “처음에는 연봉 5천만 원을 목표로 했지만, 현재는 4천만 원대 혹은 그 이하의 조건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AI 기반 인적성 검사, 영어 능력 시험 등 새로운 채용 절차 역시 큰 부담이라고 덧붙였다.


늘어나는 취업 교육 시장

치열한 취업 환경 속에서 이력서·면접·커뮤니케이션 능력을 전문적으로 훈련하는 취업 교육 기관도 빠르게 늘고 있다. 서울의 W어학원은 대표적인 사례로, 8주 과정 수강료는 65만 원에 달하지만 수강생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센터 관계자 조희윤 씨는 “수강생의 약 85%가 취업에 성공한다”며 “대학생부터 반복 탈락을 경험한 구직자까지 다양한 청년들이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조적 문제 해결 없이는 장기화 우려

전문가들은 공식 실업률보다 체감 고용 상황이 훨씬 심각하다고 지적한다. 구직을 포기했거나 단기·저임금 일자리에 머무는 ‘잠재적 실업자’가 상당수 존재하기 때문이다.

경제성장률이 1% 안팎에 머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자동화와 AI 확산으로 기업들이 채용에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면서 청년 고용 회복은 단기간에 이뤄지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 노동시장이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양극화된 ‘이중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양준석 가톨릭대 교수는 “경기가 악화될 경우 인력 감축이 어려운 구조 때문에 기업들이 신규 정규직 채용을 꺼린다”며 “이로 인해 청년층 실업이 장기화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출처: CNA, Korea Times, Chos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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