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 '마음 편의점', 외로움이라는 팬데믹에 맞서다
16/07/2025 23:50
서울특별시 동대문구의 한 커뮤니티 센터 3층.
무더운 7월, 한여름의 열기를 피해 조용하고 시원한 공간 속에서 안마의자가 웅웅 소리를 내며 돌아가고, 터치형 보드게임의 삐 소리와 조용한 대화, 책장을 넘기는 소리가 공간을 채웁니다.
이곳은 서울시가 운영하는 ‘마음 편의점’입니다. 육체적, 정신적으로 지친 시민들이 자유롭게 찾아와 휴식을 취하고, 라면을 끓여 먹거나, 영화를 감상하고, 심리 상담도 받을 수 있는 공간입니다. 무엇보다 누구와 대화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점이 이곳의 특징입니다. 소극적인 교류조차 외로움을 이겨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취지로 마련된 공간입니다.
서울의 1인 가구 비율은 지난 20년 사이 16%에서 40% 가까이 급증했습니다. 2022년 서울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1인 가구의 62%가 외로움을 느끼고 있으며, 서울시 추산 약 13만 명의 청년이 사회와 단절된 채 생활하고 있습니다.
전국적으로는 ‘고독사’라 불리는 사례가 2023년 한 해에만 3,600건 이상 발생했습니다. 이는 장기간 홀로 지내다 발견되지 못하고 사망한 경우를 의미합니다.
이에 서울시는 지난해 말 오세훈 시장 주도로 ‘서울은 외롭지 않다’는 5개년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총 예산은 4,513억 원(약 3억 2천5백만 달러)이며, 외로움, 낮은 행복지수, 자살률, 우울증 등 사회 문제 해결을 목표로 합니다.
동대문 마음 편의점은 올해 3월 시범 운영을 시작한 4개소 중 하나입니다. ‘편의점’이라는 단어는 한국 사회에 친숙하고 접근성이 높은 이미지를 살려 외로움과 관련된 사회적 낙인을 줄이기 위한 의도로 사용되었습니다.
이곳에서는 방문객이 외로움 평가 설문(5문항)을 작성한 후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라면은 무료로 제공되며, 평가 결과에 따라 이용 가능 횟수가 조정됩니다. 심리 상담이 필요한 경우, 전문 상담가가 상주해 즉시 연계가 가능합니다.
한 이용자인 엄미희(53세) 씨는 “몸이 좋지 않아 따뜻한 족욕이 큰 도움이 된다”며 “집에 혼자 있으면 상황이 더 나빠질 수 있는데, 이곳이 있어서 밖에 나올 이유가 생겼다”고 말했습니다.
사회복지사 유동헌 씨는 “초기 예상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고 있다. 서울시 내 다른 구뿐 아니라 김포, 의정부, 안산 등 외부 도시에서도 찾아온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이날 아침에는 여러 차례 자살 시도를 했던 방문자가 찾아와 즉시 복지기관과 연결되었다고 전했습니다.
센터에서 활동 중인 자원봉사자 이인숙 씨는 주 1회 이곳에서 ‘치유 활동 상담’을 제공합니다. 그녀는 “외로움에 대한 즉각적인 해결책을 제시하기보다는 함께 공감하며 귀 기울이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10년 전 이혼 후 두 자녀를 혼자 키우며 절망에 빠졌던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제는 타인의 회복을 돕고 있는 그녀는 이렇게 말합니다.
“청년은 미래와 일자리로 고민하고, 중년은 경제적 어려움과 퇴직, 노인은 빈곤과 건강 문제에 부딪힙니다.
하지만 이 공간에서는 말하지 않아도 괜찮고, 아무런 부담 없이 머물 수 있습니다.
그게 바로 진정한 사람 간의 연결이고,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가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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