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가정용 카메라 12만 대 해킹…민감 영상 유출·판매 일당 검거
04/12/2025 09:23
한국 경찰이 국내 가정에 설치된 인터넷 연결형 보안카메라 12만 대를 해킹해 민감 영상을 수집·판매한 일당을 최근 검거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에 따르면, 인터넷 기반 영상 모니터링용 카메라는 복잡한 비밀번호로 변경하지 않을 경우 외부 침입에 취약해 해킹 피해가 반복되고 있다. 해당 기기들은 주로 영유아·반려동물 관찰용으로 가정에서 널리 사용되며, 기업·병원·사우나 등에서도 설치 사례가 많다.
국가수사본부 사이버테러수사과 김영운 과장은 1일 “해킹 및 불법 촬영물 제작·유포 등 혐의로 4명을 검거했다”며 “이들은 서로 공모한 조직이 아니라 각각 독립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피의자 중 한 명은 암호화폐 형태로 약 2만4천 달러를 수취했으며, 또 다른 피의자는 약 1만2천 달러 상당의 수익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세 번째 피의자는 아동·청소년 대상 착취물을 제작한 혐의로 기소됐으나 판매까지는 이르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네 번째 피의자는 조사 후 석방됐다.
한국에서는 수년간 ‘몰카(molka)’로 불리는 불법 촬영 범죄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어 왔다. 공중화장실·수영장·호텔 등에서 촬영된 영상이 편집돼 음란물 형태로 유통되는 사례가 끊이지 않았다. 2011년부터 2022년까지 불법 촬영물 제작·유포 관련 검거 건수는 약 5만 건에 이른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당국은 해킹 피해를 입은 카메라 제조사의 이름을 공개하지 않았다. 관련 영상을 게시한 사이트와 시청자들에 대해서도 수사가 진행 중이다.
가정용 인터넷 카메라는 가격이 저렴해 보급률이 높지만, 대부분 IP 기반 와이파이 연결을 사용해 해킹 위험이 상존한다. 출고 시 기본 비밀번호를 그대로 사용하는 사용자가 많아 보안 취약성이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지난해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는 병원·구금시설·초등학교 등 총 15만 대의 카메라 영상이 해킹된 사건과 관련해 보안카메라 업체 버카다(Verkada)에 약 300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한 바 있다. 중국에서도 수만 대의 카메라가 해킹돼 영상이 SNS에서 거래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정부는 지난해 국내에서 해킹된 영상 일부가 중국 웹사이트로 유포된 정황을 확인하고, 해외 제조 카메라 사용 시 국내 규격 미준수 위험에 대해 경고한 바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일 “사용자가 기본 비밀번호를 복잡한 비밀번호로 변경하지 않으면 카메라를 작동할 수 없도록 하는 신규 규제 도입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