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카네이션’… 5월 8일 어버이날, 꽃 대신 실용적인 선물 선호 뚜렷
07/05/2025 23:45
‘슬픈 카네이션’… 5월 8일 어버이날, 꽃 대신 실용적인 선물 선호 뚜렷
한국의 전통적인 어버이날(5월 8일) 선물로 여겨졌던 카네이션이 올해 전례 없는 ‘판매 부진’을 겪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꽃값은 치솟고, 지갑은 얇아졌기 때문이다.
한때 부모님께 드리는 상징적인 선물이었던 꽃다발 대신, 요즘은 실용적인 선물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뚜렷해지고 있다. 현금 봉투나 상품권이 그 대표적인 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5월 1일부터 6일까지 서울 서초구 양재꽃시장에서 판매된 카네이션 다발은 총 29,225단(1단=20송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7%, 2023년 대비 무려 52% 감소한 수치다.
5월 8일 어버이날을 하루 앞둔 7일 오전, 양재꽃시장은 여전히 한산했다. 진열대에는 카네이션이 가득했지만, 찾는 손님은 드물었다.
42년째 이곳에서 꽃을 팔고 있는 박연례(68) 씨는 “예년 같으면 이 시기에 손님들로 북적였어요. 올해는 꽃이 넘치는데도 손님은 없네요”라고 말했다.
9년째 꽃가게를 운영 중인 박소연(57) 씨도 “카네이션 매출이 작년보다 30% 이상 줄었고, 2023년과 비교하면 절반 이상 감소했어요. 예전에는 회사에서 직원용으로 백 단씩 주문하던 걸, 올해는 열 단도 채 안 돼요”라고 하소연했다.
“꽃은 비싸고, 소비자는 고민 많고”
올해 카네이션 가격은 20송이 기준 평균 8,084원으로, 2023년 대비 32%, 2018년 대비 44% 상승했다. 지난해보다는 소폭 하락했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여전히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높은 물가와 경제 불안 속에서 소비자들은 ‘형식’보다는 ‘실용’을 택하고 있다. 수만 원을 들여 꽃을 사는 것이 가치 있느냐는 고민이 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많은 젊은이들이 실용적인 선물로 방향을 돌리고 있다.
직장인 박모 씨(27)는 “꽃은 예쁘긴 한데 너무 비싸요. 차라리 부모님께 현금이나 상품권을 드려서 필요한 걸 직접 사시게 하는 게 나을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대학원생 이모 씨(25)는 “꽃바구니 하나에 5만~10만 원 하니까 부담돼요. 그 돈이면 옷이나 넥타이를 사드리는 게 더 나을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이처럼 올해도 카네이션은 곱게 피었지만, 더 이상 어버이날의 ‘여왕’은 아니다.
생활비를 아끼는 시대, 부모님을 위한 ‘실속형 선물’이 일회성 꽃보다 더 큰 감동을 주는 시대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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