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정상회의 기간, 열악한 근무환경에 분노한 경찰들
12/11/2025 13:50
APEC 정상회의 기간, 열악한 근무환경에 분노한 경찰들
2025년 경주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가 11월 1일에 막을 내렸지만, 회의 기간 동안 동원된 경찰들의 열악한 근무 환경을 둘러싼 비판이 계속 확산되고 있다. 회의 기간 내내 하루 평균 1만9천 명의 경찰이 투입됐지만, 상당수는 극도로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하고 휴식을 취해야 했다.
전국경찰직장협의회는 11월 11일 이 같은 상황을 보여주는 사진들을 공개했다. 사진 속 경찰관들은 제복을 입은 채 바닥에서 골판지를 덮고 잠을 청하고 있었으며, 일부는 영화관이나 복도, 숲속의 낡은 여관에서 잠을 자야 했다. 심지어 폐지를 줍는 사람들에게서 얻은 박스를 담요처럼 덮는 경우도 있었다.

공무원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Blind)’에는 도시락이 제공되지 않아 개인 비용으로 식사를 해결하거나, 추운 날씨 속에 식은 밥을 먹었다는 호소가 잇따랐다. 한 경찰은 “여관의 욕실에는 문이 없고 벽이 투명 유리로 되어 있었다. 동료가 있을 때는 샤워도 하기 어려웠다. 유치장에도 칸막이는 있지 않느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확산되는 여론에 대응해 전국경찰직장협의회는 11월 11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APEC이 경찰을 노숙자로 만든 현장 사진전”을 열고, 12일과 14일에는 국회의사당 앞에서 전시를 이어간다고 밝혔다. 이들은 경찰청, 경북경찰청, APEC 조직위원회에 대한 전면적인 감사를 요구하며, 공식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을 촉구했다.
경찰청 측은 회의 기간 중 숙소 부족 사태가 심각했음을 인정했다. 경찰청 대변인은 “경북 지역만 해도 하루 약 1만8천6백 명의 인원이 투입됐다”며 “올 초부터 숙소와 식사를 준비했지만, 해외 대표단과 방문객이 워낙 많아 경주 내 호텔, 여관, 기업 연수원을 모두 동원해도 수용이 불가능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