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광객, 일본 대신 한국으로 방향 전환
21/11/2025 10:08
중국 정부가 자국민에게 일본 여행 자제를 촉구한 이후, 일본 관광 산업 전반에 직격탄이 내려앉은 가운데 여행 수요가 빠르게 한국으로 이동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의 여행 경고 발표 직후, 도쿄에 본사를 둔 이스트재팬인터내셔널트래블서비스는 올해 남은 예약의 약 80%를 잃었으며, 중국 내 여러 여행사들도 단체 관광을 대거 취소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 상하이 기반 여행사는 “일본 단체 관광 취소율이 60%를 넘어섰으며 항공권 취소율도 매우 높다”고 밝혔다.
일부 국영 대형 여행사는 11월 16일부터 일본을 향한 개인·단체 여행 상품 판매와 비자 대행 서비스를 중단했고, 웹사이트 검색창에서 ‘일본’, ‘도쿄’ 등 관련 키워드가 완전히 삭제된 상태다.
여행 취소는 항공권 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중국 항공업계 전문가 리한밍은 중국 항공사들이 일본행 항공권 약 49만 1천 장을 취소 처리했으며 이는 전체 예약의 32%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최소 7개 대형 항공사가 12월 31일까지 일본행 항공권 무료 환불·변경을 시행하고 있으며, 일부 노선(상하이–도쿄, 상하이–오사카 등)에서는 환불의 70% 이상이 왕복 티켓이었다. 항공 수요 급감 규모는 2020년 초 코로나19 사태 때와 유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같은 충격은 일본 유통업계에도 번지고 있다. 11월 17일 오전 증시에서 시세이도 주가는 9% 급락했고, 다카시마야는 5% 넘게 하락, 유니클로 운영사 패스트리테일링도 4% 이상 떨어졌다. 중국 관광객들이 일본에서 화장품·패션·가전 제품 소비에 큰 비중을 차지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본 여행 급감은 한국 관광 산업에 오히려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 여행 플랫폼 취날(Qunar)의 통계에 따르면 11월 15~16일 주말 기준, 중국인의 해외 여행 선호도 1위는 일본을 제치고 한국이 차지했다. 항공권 결제량과 검색량에서도 한국이 가장 많았으며, 특히 서울이 최상위권을 기록했다. 태국·홍콩·말레이시아·싱가포르·베트남·인도네시아가 뒤를 이었다.
한국이 선호 목적지로 부상한 배경에는 9월 말부터 시행된 중국 단체 관광객 대상 한시적 무비자 정책과 국내 호텔·리조트·백화점·면세점들의 적극적인 중국 마케팅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증시에서도 변화가 즉각 반영됐다.
코리아타임스에 따르면 중국의 일본 여행 경고 이후 한국 여행 관련주가 3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옐로우벌룬투어는 5.32% 상승한 6,340원으로 마감했고, 베리굿투어는 10.11%, 모두투어는 1.53%, 하나투어는 2.58% 상승했다.
저비용항공사(LCC)도 수혜를 입었다. 에어부산은 장 초반 22% 급등 후 차익 실현으로 상승 폭이 다소 줄었으나 종가 기준 4.36% 오른 1,770원을 기록했다. 제주항공과 진에어 역시 각각 4.33%, 2.74% 상승했다.
반면 일본 경제는 장기적 충격이 예상된다.
일본의 민간 연구기관 노무라종합연구소의 기우치 다카히데 수석 애널리스트는 중국인 관광객 감소가 일본 GDP를 0.36% 하락시키고, 약 2조 2천억 엔(약 20조 8천억 원) 손실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런 상황 속 일본 정부는 최근 외국인 대상 비자 발급 수수료 인상을 검토 중이다. 현재 3,000엔의 단수 비자는 미국(185달러), 영국(127파운드), 유로존(90유로) 수준으로 인상될 가능성이 있으며, 2026년 4월부터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는 추가 세수의 일부를 관광 과밀 및 환경 부담 해소에 사용할 방침이다.
한편 아사히신문 여론조사에서는 일본 국민이 관광 과밀에 대한 우려를 표하면서도 68%가 관광 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일본 방문 관광객 수는 4천만 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며, 일본 정부는 2030년 6천만 명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