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경비 중 ‘노숙자처럼 잠잔 경찰’ 논란… 정부, 진상조사 착수
12/11/2025 09:58
한국 정부가 APEC 정상회의 경비 과정에서 수천 명의 경찰이 종이상자 위에서 잠을 잤다는 논란과 관련해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한국경찰노동조합은 11일 서울 경찰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10월 31일부터 11월 1일까지 열린 APEC 정상회의 경비 임무에 투입된 경찰들이 기본적인 숙식조차 보장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번 회의 경비를 위해 경북 경주 지역에 약 1만9천여 명의 경찰관이 배치됐으나, 상당수가 적절한 숙소나 식사를 제공받지 못한 채 “노숙자보다 열악한 대우를 받았다”고 노조는 비판했다.
노조가 공개한 사진에는 경찰관들이 경북 경주의 한 임시 숙소 바닥에 종이상자나 얇은 담요를 깔고 잠을 자는 모습이 담겨 있다. 일부는 영화관 복도나 공용시설에 머물렀으며, 공동 휴게공간의 경우 유리칸막이로 된 욕실 등 사생활이 보장되지 않았다는 증언도 나왔다.

경찰노조 운영지원부 안유신 부장은 “일부 숙소는 곰팡이가 피거나 인원이 과밀해 잠을 잘 수조차 없었다”며 “식사는 형편없고 차갑게 제공됐으며, 어떤 경우엔 아예 식사 제공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장시간 교대 근무를 하며 가족과 떨어져 일했지만, 이동과 대기 시간은 근무시간으로 인정되지 않았다”며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일하면서도 실제 수당은 매우 적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경찰청은 숙소 부족 문제를 인정하며 “경주 보문단지의 수용 능력이 제한돼 모든 인원을 수용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또한 “APEC 개최 직전, 경찰 급식소로 예정돼 있던 경주체육관이 행사장으로 전환되면서 급식 운영에도 차질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가용한 숙소를 최대한 확보했으나 투입 규모가 워낙 커 일부 인원이 불편을 겪은 점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유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제도를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경찰청과 행정안전부에 철저한 조사와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김 총리는 “열악한 여건 속에서도 맡은 임무를 성실히 수행한 경찰관들에게 감사드린다”며 “이 같은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출처: 코리아헤럴드, 중앙일보, 조선일보 / 정리: 응우옌 띠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