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학생들, ‘미국 유학 신화’에 환멸… 아시아로 눈 돌리다
13/10/2025 09:04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의 불안정한 교육 및 이민 정책으로 인해, 오랫동안 미국을 ‘교육의 약속의 땅’으로 여겨왔던 한국 가정들이 서서히 서구 유학 계획을 재검토하고 있다.
제주 글로벌교육도시에도 변화의 바람
제주도 남단에 위치한 ‘제주 글로벌교육도시(GEC, Global Education City)’는 정부가 추진한 교육특구 프로젝트로, 해외 유학 수요를 억제하고 국내 자본 유출을 막기 위해 조성되었다. 이곳에는 국제학교와 영어 환경의 주거·상업시설이 함께 조성되어 있다.
영국 명문 노스런던컬리지에잇스쿨(North London Collegiate School)과 미국 세인트존스버리아카데미(St. Johnsbury Academy) 등 세계적 명문교가 입주해 있지만, 최근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서구 유학’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니케이 아시아가 전했다.
흔들리는 ‘아메리칸 드림’
제주에 거주하는 고등학생 세레나 은(Serena Eun)은 한때 하버드대나 컬럼비아대 진학을 꿈꿨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가 주요 대학의 예산을 대폭 삭감하고, 수천 명의 외국인 유학생 비자를 취소하며 입국 절차를 강화하자, 그 꿈은 점점 멀어졌다.
“주변 친구들도 모두 불안해하고 있어요.” 은 학생은 이렇게 말했다.
미국의 갑작스러운 정책 변화는 학생들의 불안을 키웠을 뿐 아니라, 미국 시민권을 가진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들 간의 갈등까지 초래했다.
한국은 오랫동안 중국, 인도에 이어 미국 유학생 수 3위를 차지해왔다. 그러나 최근 분위기는 달라지고 있다.
국내 국제학교도 전략 수정
과도한 입시 경쟁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학부모들은 자녀를 제주 국제학교에 보내며 ‘서구 대학 진학의 디딤돌’로 삼아왔다. GEC는 이를 통해 연간 약 1천억 원에 달하는 유학 비용 유출을 막아왔다.
하지만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등 주요 유학국이 비자 발급을 강화하면서 이러한 전략에도 균열이 생기고 있다.
세인트존스버리아카데미 제주의 매튜 라이니커(Matthew Riniker) 학사 담당 이사는 “미국 유학이 어려워지더라도 학생들이 장기적인 진로를 설계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대학 박람회에서는 미국 대신 캐나다, 영국, 또는 아시아 주요 대학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노스런던 제주의 헨리 위긴스(Henry Wiggins) 교장은 “영국 대학 지원 건수가 뚜렷하게 늘었으며, 싱가포르·홍콩·일본 등 아시아 대학을 택하는 학생도 많다”고 전했다.
유학지, 서구에서 아시아로
국회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해외 유학 중인 한국 학생 수는 2015년에 비해 약 40% 감소했다. 특히 미국과 중국의 감소폭이 크다.
이로 인해, 한때 ‘세계로 향하는 관문’으로 불렸던 제주 글로벌교육도시는 재정비 압박에 직면했다. 일부 학교는 적자로 인해 매물로 나왔으며, 노스런던 제주는 약 2,300억 원(약 1억6천만 달러)에 매각이 추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세한아카데미(Sehan Academy) 등 교육 컨설팅 기관들은 학부모들에게 “서구 중심의 시각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제주에서 열린 한 세미나에서 김철용 원장은 “싱가포르국립대, 홍콩대, 일본 와세다대 등 아시아 명문대 졸업생들이 글로벌 대기업에서 점점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며 “이제 아시아 유학은 ‘차선책’이 아니라 현실적이고 안전한 선택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꿈의 땅’에서 ‘현실적 선택’으로
서구의 반이민 정서와 강화된 입국 규제로 인해, 한국의 상류층 가정들은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불확실한 ‘아메리칸 드림’을 좇을 것인가, 아니면 교육과 취업 기회가 넓어지는 아시아로 눈을 돌릴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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