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AI 기본법: 인공지능은 ‘인간을 위한 기술’이어야 한다
18/11/2025 10:22
한국 국회가 2024년 12월 ‘인공지능 기본법(AI Basic Act)’을 최종 의결하면서 전 세계의 관심이 즉각 쏠렸다. 아시아 최초의 포괄적 AI 법률일 뿐 아니라 ‘규제와 산업 육성의 균형’이라는 한국형 AI 거버넌스가 반영되었기 때문이다. 한국 정부는 인공지능을 관리하는 목적이 결국 “경제가 아니라 인간”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 하나의 법, 두 가지 목표 — 진흥과 통제
인공지능 기본법은 한국에서 AI와 관련된 모든 정책 및 산업 활동의 새로운 방향타 역할을 하게 된다. 핵심 목표는 AI 기술 및 산업 경쟁력 확충과 동시에 사회적 신뢰 형성이다. 법은 AI를 학습·추론·인지·판단 등 인간의 지적 능력을 전자적으로 구현한 기술로 정의하고, 챗봇·스마트 카메라·자율주행차 등 AI 기반 시스템을 모두 새로운 관리 체계 안에 포함한다.

이 법률은 2024년 12월 국회 본회의에서 사실상 만장일치에 가까운 지지로 통과됐다.
균형을 확보하기 위해 대통령을 의장으로 하는 ‘국가인공지능위원회’가 신설된다. 이 위원회는 정부·학계·산업계를 연결하는 정책 조정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는다. 아울러 과학기술정보통신부(MSIT)는 3년 주기의 국가 AI 기본계획을 수립·발표해 투자, 데이터 인프라, 윤리 기준 등을 제시하게 된다.
■ AI 산업 도약을 위한 ‘법적 발판’
EU의 규제 중심 법체계와 달리 한국의 AI 기본법은 산업 육성 조항을 폭넓게 포함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AI의 ‘안전성’만이 아니라 ‘선도국가’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법률에 따라 정부는
▲ AI 기술 연구개발·표준화에 대한 투자 확대
▲ 국가 데이터 인프라 구축(데이터센터·학습 시스템 등)
▲ 중소·스타트업 AI 기업에 대한 지원
▲ 글로벌 협력 및 기술 수출 촉진
등을 추진한다.
전문가들은 이를 “한국 AI 산업을 위한 강력한 산업 촉진 장치”로 평가하며, 장기적으로 미국·유럽·중국 등 글로벌 AI 강국과의 경쟁에서 전략적 기반이 될 수 있다고 본다.
■ 인공지능의 ‘레드라인’ 명확화
법은 기술 촉진과 동시에 AI가 침범해서는 안 되는 영역도 분명히 규정하고 있다. 특히 생명·신체 안전·기본권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시스템을 **‘고위험 AI’**로 명문화하고, 반드시 위험성 평가 절차를 통과하도록 했다. 의료 AI 진단 시스템과 금융 의사결정 AI 등이 이에 포함된다.
또한 ChatGPT·Copilot 및 이미지·영상 생성형 모델을 포함한 생성형 AI는 강화된 감독 대상이며, AI가 생성한 콘텐츠는 반드시 표시·고지하도록 규정했다.
한국 내에 영업 기반이 없는 해외 기업도 국내 대표자를 지정해야 하며, 정부는 이 규정을 통해 국외 AI 기업에 대해서도 법 집행이 가능하다. 위반 시 최대 3천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 엇갈린 시각 — 혁신 vs. 안전
국내 기술 기업들은 ‘고위험 AI’ 기준이 모호할 경우 관리기관의 잣대에 따라 규제가 과도하게 강화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규제가 지나치면 스타트업이 성장하기도 전에 무너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반면 학계 및 기술윤리 전문가들은 “AI의 사회적 위험을 방치할 수 없다”며 법 제정이 필수적이라고 평가한다. 한국 정부 역시 이번 법이 큰 틀을 제시한 것일 뿐, 세부 시행령과 가이드라인은 2025년 중 논의를 거쳐 확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국경을 넘어선 파급 효과
AI 기본법은 2026년 1월부터 본격 시행된다. 그러나 법 제정만으로도 연구소·산업계·공공기관을 포함한 전 분야에 이미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
또한 한국의 움직임은 아시아 지역에서 ‘도미노 효과’를 유발하고 있다. 산업 역동성이 큰 아시아 환경에서 서구식 규제 일변도보다 성장과 책임의 균형 모델이라는 점이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AI 정책 방향은 분명하다. 기술을 육성하되, AI는 인간의 가치를 중심에 둔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다음과 같이 강조한 바 있다.
“AI는 경제 성장을 위한 도구로만 존재할 수 없습니다. AI는 인간을 위해 존재해야 합니다. 한국은 위협이 아닌 신뢰 가능한 AI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