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원·달러 환율 급등…연평균 환율,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최고 수준 전망

공지사항

23/12/2025 18:11

올해 원·달러 환율 급등…연평균 환율,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최고 수준 전망

올해 들어 한국 원화와 미 달러화 간 환율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 외환시장은 12월 30일 폐장을 앞두고 단 6거래일만을 남겨둔 가운데, 올해 연평균 원·달러 환율이 1998년 아시아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 정부는 연말까지 남은 기간 동안 환율 급등을 억제하기 위한 ‘연말 종가 방어’ 정책을 가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올해 환율이 2024년 연말 종가인 1달러당 1,472.5원을 상회할 경우, 시장에 미칠 파급 효과를 우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해당 수준은 당시 계엄령 선포와 탄핵 정국이 맞물리며 금융시장이 극심한 혼란을 겪었던 시기의 기록이다.

한국은행(BOK)이 12월 21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월부터 12월 19일까지 원·달러 환율의 연평균은 1,421.16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아시아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의 연평균 환율(1,394.97원)**보다 26.19원 높은 수준이다. 최근 흐름이 이어질 경우, 2025년 연평균 환율은 1,420원대에서 마무리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주 정부와 한국은행은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외환 안정 규제 완화 및 달러 유동성 공급 방안을 제시했으나, 시장 안정 효과는 제한적이었다. 12월 19일 일시적으로 환율이 소폭 하락했으나, 이후 다시 상승해 20일 새벽 2시 기준 1,478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정부는 외환시장 폐장 전까지 환율 상승 기대를 완화하기 위한 추가 조치를 검토 중이다. 특히 연말 환율 종가는 외화 거래 비중이 높은 기업과 금융기관의 재무 상태, 기업 부채비율 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이는 2026년 상반기 환율 흐름과 물가에도 중대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실제로 2024년 12월 30일 환율은 1,472.5원으로, 1997년(1,695원)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해 시장의 우려를 키운 바 있다.

정부가 검토 중인 주요 대책 가운데 하나는 국민연금공단(NPS)의 대규모 환율 헤지 참여다. 국민연금은 한국은행과의 외환스왑 계약을 통해 원화를 예치하고 달러를 차입함으로써, 외환시장에서 직접 달러를 매입하지 않고도 시장 내 달러 수요를 완화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 정부는 지난 11월 말 국민연금을 포함한 ‘4자 협의체’를 구성한 이후 환율 안정 대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또한 12월 18일 김용범 대통령실 비서실장과 대기업 간 회동 이후, 7대 대기업에 달러 매도 압력이 가해지고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25년 월평균 환율은 1월 1,455.5원에서 3월 1,457.92원까지 상승한 뒤, 6월에는 1,365.15원까지 하락했다. 계엄령과 탄핵 국면으로 리더십 공백이 발생했던 시기에 급등했던 환율은 새 정부 출범 이후 다소 안정세를 보였다.

그러나 이후 미국의 관세 정책과 글로벌 불확실성이 다시 부각되며 환율은 재차 상승세로 전환됐다. 10월 말 양국 간 최종 합의로 관세 리스크는 일부 완화됐지만, 한국이 매년 2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에 나서기로 하면서 기업들의 달러 수요가 증가했고, 개인의 해외투자도 10월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수급 불균형을 심화시켰다.

이에 따라 10월 평균 환율은 1,400원대를 상회했고, 11월에는 1,460.4원, 12월 들어서는 19일 기준 평균 1,472.49원까지 치솟았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1,453.35원)**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미 달러화가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인 하반기에도 원·달러 환율이 급등했다는 점이다.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1월 109에서 연말에는 97~98 수준으로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원화 약세는 지속됐다.

전문가들은 연말까지 환율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심리적 불안이 수급에 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쳐 수입 물가 상승 부담을 키울 수 있다고 우려한다. 실제로 지난달 수입 물가는 환율 상승의 영향으로 19개월 만에 최대 폭인 2.6% 상승했다.

안동현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정부가 현재 환율 안정을 위해 동원할 수 있는 수단은 이미 상당 부분 사용된 상태”라며, “단기적 대응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환율 문제를 구조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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