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시간씩 줄 서서 ‘손질된 수박’ 사기
20/08/2025 11:36
서울의 한 대형마트. 36세 윤서영 씨는 남편과 어린 자녀와 함께 ‘손질된 수박’을 사기 위해 두 시간 넘게 줄을 섰다.
“오래 기다려도 불편하지 않아요. 아이를 키울 때 일이 하나라도 줄면 그만큼 가치가 있거든요.” 윤 씨는 웃으며 말했다.
일요일 오후 2시 30분, 윤 씨 뒤에는 100명이 넘는 대기 행렬이 이어졌다. 새로 도착한 손님들에게 직원은 “과일 손질 서비스를 이용하시나요? 대기 시간을 확인하셨나요? 현재 몇 시간은 기다리셔야 합니다”라고 안내했다. 옆 안내판에는 예상 대기 시간이 2시간 40분으로 표시돼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인내심을 가지고 줄을 서는 이유는 ‘편리함’이다. 윤 씨는 “수박 껍질만 해도 5리터 종량제 봉투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데, 손질된 수박을 사면 그냥 먹기만 하면 되고 껍질을 버릴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 더현대 서울의 경우, 긴 대기 줄은 낯선 풍경이 아니다. 명품 가방을 사려는 고객이나 과일 손질 서비스를 받으려는 고객들이 줄을 서는 모습이 자주 보인다. 이 서비스는 ‘프레시 테이블(Fresh Table)’이라 불리며, 국내 최초로 매장에서 신선한 과일과 채소를 직접 손질해주는 코너다. 고객은 과일을 먼저 구매한 뒤, 필요 시 매장에서 용기를 구입해 영수증과 함께 손질 코너로 가져가야 한다.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주말에는 평균 2~3시간, 때로는 그 이상을 기다려야 하며, 많은 고객이 온라인 번호표를 발급받아 대기한다. 지점별 직원들은 하루에 600~700통의 수박을 손질한다.
40세 보민 씨는 이 서비스를 여러 차례 이용했다며 “수박을 원하는 방식대로 잘라 달라고 할 수 있어서 좋다”고 했다. 그녀는 보통 절반은 큐브 모양으로, 나머지 절반은 큰 조각으로 요청한다. “작은 조각은 금방 물이 생기기 때문에 큰 조각을 섞는 게 좋아요. 온라인 육아 커뮤니티에서 배운 팁이에요.”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프레시 테이블은 특히 아이가 있는 가정이나 1인 가구 고객에게 인기가 높다”며 “편리함을 중시하고 음식물 쓰레기 처리가 번거로운 점이 이들의 선택에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프레시 테이블이 운영되는 지점에서는 과일·채소 매출이 두 배 이상 늘었다.
현대백화점만이 이 트렌드를 활용하는 것은 아니다. 한국 전역의 편의점, 과일 가게, 온라인 마켓 등에서도 1~2인 가구를 겨냥한 소용량 손질 과일 판매가 활발하다.
29세 장혜진 씨는 “혼자 살아서 큰 과일은 거의 사지 않는다”며 “가끔 동네 가게에서 소량 손질 과일을 주문한다. 가격은 비싸지만 오히려 절약된다”고 말했다.
신세계 계열 편의점 이마트24는 최근 스타트업 오롯(OROT)과 협업해 ‘핑끼오(Pinkkio)’라는 스마트 냉장고를 일부 점포에 도입했다. 이 냉장고에는 1인·2인용 소포장 손질 과일이 들어 있으며, 소비자의 편의성을 고려한 신개념 서비스로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1인 가구 증가와 생활 패턴 변화에 따른 소비 습관을 반영한다. 이마트24 데이터에 따르면, 소포장 과일 매출은 올해 2분기에도 꾸준히 증가세를 보였다.
출처: Korea Hera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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