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한 정상 회담, 미국과 일본을 향한 메시지 담겼나
07/01/2026 20:15
중·한 정상 회담, 미국과 일본을 향한 메시지 담겼나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은 평소 ‘셀카(Selfie)’ 촬영에 거의 응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재명 한국 대통령의 요청에 따라 시 주석은 1월 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국빈 만찬을 마친 뒤, 두 정상 부부와 함께 이례적으로 셀카 촬영에 응했다. 촬영을 마친 뒤 시 주석은 이 대통령을 향해 “사진 실력도 나쁘지 않다”며 농담을 건넨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이재명 대통령이 사용한 샤오미 스마트폰 역시 두 정상의 첫 만남에서 받은 선물이었다. 해당 스마트폰은 2025년 11월 1일, 한국 경주에서 열린 제32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첫 회담 당시 시진핑 주석이 직접 전달한 것이다.
싱가포르 매체 *스트레이츠 타임스(Straits Times)*에 따르면, 이번 베이징 회담은 두 정상의 첫 만남 이후 불과 9주 만에 이뤄진 두 번째 정상회담으로, 최근 수년간 냉각돼 있던 한·중 관계를 고려하면 매우 이례적인 일정이다.
한·중 관계는 2017년 한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이후 급격히 악화됐다. 중국은 강하게 반발했고, 이후 양국 관계는 장기간 경색 국면에 머물렀다. 윤석열 전 대통령 재임 기간에도 긴장 기조는 이어졌지만, 이재명 대통령 취임 이후 한국 정부는 보다 유연하고 우호적인 대중 외교 노선을 취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1월 4일 베이징에 도착해 4일간의 국빈 방문 일정에 돌입했다. 이는 2019년 이후 한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 이뤄진 중국 국빈 방문이다. 이 대통령은 “2026년은 한·중 관계가 전면적으로 회복되는 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으며, 시진핑 주석 역시 정상 간 정기적인 소통과 긴밀한 협력 강화를 약속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회담이 단순한 정상 간 친분 과시를 넘어, 보다 복합적인 외교 전략을 담고 있다고 분석한다. 특히 중국이 일본과의 갈등을 겪고 있고, 미국과의 전략적 경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한국을 향한 메시지를 정교하게 조율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미국 워싱턴에 위치한 조지 H.W. 부시 미·중 관계 재단의 수석연구원 이성현 박사는 “APEC 회담 이후 단기간 내 두 번째 정상회담이 열린 것은 우연이 아니며, 일본을 향한 분명한 신호”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일본 언론은 2025년 12월 중순부터 이재명 대통령이 1월 13~14일 일본 나라(奈良)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와 회동할 가능성을 보도했으나, 아직 공식 확인은 이뤄지지 않았다.
중국 저장공상대학 동아시아연구소의 장광시(張光熙) 부교수는 한국이 미·중 경쟁 속에서 ‘좁은 전략 공간’에 놓여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은 안보 측면에서는 미국에 의존하고 있지만, 경제적으로는 중국과 깊이 얽혀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중국은 21년 연속 한국의 최대 교역국이며, 연간 교역 규모는 약 3,000억 달러에 달한다.
다만 장 교수는 중국 역시 한·중 관계에 대한 분명한 기대를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되고 역내 안보 환경이 불안정해지는 상황에서, 중국은 한국이 실용적이고 비진영적인 외교 노선을 유지하길 바라고 있다는 것이다.
시진핑 주석은 이재명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중국과 한국은 모두 세계화의 수혜국”이라며 “보호무역에 반대하고 실질적인 다자주의를 함께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교수는 “한국이 어느 한 진영을 선택하기보다 실용 노선을 유지하고 상호 이익을 중시한다면, 안보와 경제 양 측면에서 ‘이중의 이익’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국빈 방문을 계기로 양국은 산업 교류, 첨단 기술, 환경 분야를 포함한 14건의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재명 대통령을 수행한 한국 경제사절단에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그룹, SK그룹, LG그룹 등 주요 대기업 수장들을 포함해 약 200명의 기업인이 동행했다. 또한 9년간 중단됐던 한·중 기업인 포럼도 이번 방문을 계기로 재개됐다.
연구원 이동규 박사는 시진핑 주석이 이번 국빈 방문 시점을 전략적으로 선택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중국은 오는 4월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중과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주변 외교 환경을 사전에 안정시키려는 의도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14건의 협력 협약, 특히 공급망 분야 협력은 외교적 ‘방화벽’을 구축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며 “한국이 향후 미·중 협상 과정에서 미국의 협상 카드로 활용되는 상황을 차단하려는 전략적 계산이 깔려 있다”고 덧붙였다.
하린
(베트남 통신사 TTXVN / 바오 틴득과 민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