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열풍 타고 부자가 된 한국 기업인
23/10/2025 09:57
인공지능(AI) 열풍이 거세지면서 한국의 한 잘 알려지지 않은 회로기판(PCB) 제조업체가 단기간에 주가가 200% 이상 급등하는 기현상을 보였다. 그 중심에 있는 인물은 ISU페타시스(ISU Petasys)의 김상범 회장으로, 그는 최근 미화 10억 달러(약 1조4천억 원) 이상의 자산을 보유한 신흥 억만장자 대열에 합류했다. 이는 글로벌 반도체 산업의 열기가 얼마나 뜨거운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대구에 본사를 둔 ISU페타시스는 다층 인쇄회로기판(PCB)을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기업으로, 이는 AI 서버에서 칩과 각종 부품을 연결하는 핵심 부품이다.
AI용 반도체 수요 폭증에 힘입어 ISU페타시스의 주가는 2024년에만 215% 이상 상승했다. 이로써 비교적 작은 규모의 기업이 한국 증시의 ‘다크호스’로 급부상했다.
회사 측은 최근 재무보고서에서 “PCB의 신뢰성과 품질은 AI 가속 시스템의 성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주요 경쟁사는 일본의 이비덴(Ibiden), 대만의 유니마이크론테크놀로지(Unimicron Technology), 그리고 한국의 삼성전기(Samsung Electro-Mechanics) 등이 있다.

김상범 회장은 누구인가
올해 64세인 김상범 회장은 ISU페타시스 지분 약 17%(직·간접 포함)를 보유하고 있다. 그는 또한 ISU스페셜티케미칼, ISU케미칼, 바이오테크 계열사인 ISU앱시스(ISU Abxis) 등 ISU그룹의 여러 관계사 지분도 가지고 있다.
미 경제지 포브스(Forbes)는 김 회장의 자산을 약 11억 달러로 추산하며, 그를 한국의 새로운 억만장자 반열에 올렸다.
김 회장은 금융 명문가 출신이다. 그의 부친 김준성 전 총재는 대구은행 창립자이자 한국은행 총재, 재정경제부 장관, 삼성전자 및 대우그룹 회장을 역임한 인물로, 2007년 87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AI 공급망 속에서 ISU페타시스가 주목받는 이유
JP모건의 전문가들은 ISU페타시스가 GPU 기반의 AI 인프라 확산 흐름에서 직접적인 수혜를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애널리스트 제이 권(Jay Kwon)과 이상식(Sangsik Lee)은 9월 보고서에서 “800G급 초고속 스위치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40층 이상의 다층 PCB, 즉 ISU페타시스의 첨단 제품이 AI 클러스터 간 데이터 전송 속도를 높이는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ISU페타시스의 고객사는 알파벳(구글), 엔비디아(Nvidia),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시스코(Cisco), 아리스타네트웍스(Arista Networks), 셀레스티카(Celestica) 등 글로벌 기술 기업들이 포함돼 있다. 이는 회사가 전 세계 AI 공급망에서 확고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현재 회사는 대구에 4개의 공장과 중국 후난성에 1개의 생산시설을 운영 중이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한 4,940억 원(약 3억5천만 달러)에 달했으며, 순이익은 무려 76% 급증했다.
ISU페타시스는 1972년 설립되어 2000년 한국거래소에 상장됐으며, 1995년 ISU그룹이 경영권을 인수한 이후 그룹 계열사로 편입됐다.
가업 승계 전 김상범의 여정
김 회장은 2000년 ISU그룹을 승계하기 전 대우그룹에서 근무했으며, 미국 뉴욕의 데비보이스앤플림프턴(Debevoise & Plimpton) 로펌에서 변호사로 일한 경력도 있다.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그는 미국 미시간대학교에서 MBA와 법학박사(J.D.) 학위를 취득했다.
그의 이력은 글로벌 감각과 가업 중심의 리더십을 겸비한 새로운 세대의 한국 경영인상을 보여준다.
AI 열풍이 낳은 새로운 부자들
김상범 회장 외에도 최근 반도체 산업의 성장세를 타고 새롭게 부를 축적한 인물들이 잇따르고 있다. HBM(고대역폭 메모리) 반도체 장비를 생산하는 한미반도체의 곽동신 회장, 반도체 검사용 부품을 제조하는 리노공업의 이채윤 회장 등이 대표적이다.
AI 산업의 폭발적 성장은 글로벌 기술 생태계를 재편할 뿐 아니라,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같은 대기업뿐 아니라 협력·부품 산업에서도 새로운 ‘AI 부자 세대’를 만들어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