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상승·고금리 속 ‘안전자산’ 선호… 한국 은행권, 금·은 공급난 직면
16/10/2025 16:16
국내 주요 은행들이 금과 은을 사려는 고객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최근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확산된 가운데, 시중은행의 금·은 실물 재고가 빠르게 소진되며 일부 영업점에서는 판매가 일시 중단되는 사태까지 벌어지고 있다.

30대 직장인 이종원(가명) 씨는 지난주 서울 시내 한 은행 지점을 찾아 금괴를 구매하려 했지만, “재고가 모두 소진됐다”는 안내를 받았다. 그는 “투기 목적이 아니라 단순히 안전하게 자산을 보유하려던 것뿐인데 금이 다 떨어졌다고 해서 놀랐다”며 “차선책으로 은괴를 사려 했지만 그것도 품절이었다”고 말했다.
이 씨는 “요즘처럼 경기 침체 우려가 크고 대출 금리는 높은 상황에서 금은 가장 적합한 자산이라고 생각한다”며 “은도 금 다음으로 괜찮은 선택이라 봤는데, 나만 그렇게 생각한 건 아닌 듯하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최근 몇 달 새 금과 은을 매입하려는 개인 투자자들이 급증하면서 시중은행의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은행은 물량 부족으로 인해 고객에게 실물 인도까지 10일 이상 걸린다고 안내하고 있다.
한국금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금괴 판매액은 약 4,500억 원(약 3억 1,600만 달러)에 달해, 지난해(1,650억 원)의 세 배 가까이 늘었다. 지난 5월 판매액이 100억 원을 넘긴 이후 수개월간 100억~200억 원 수준을 유지하던 금괴 판매액은 2월 880억 원, 9월에는 1,110억 원(약 7,800만 달러)으로 급등했다.
금괴 실물뿐 아니라 은행의 ‘골드 계좌’ 개설도 급증하고 있다. 골드 계좌는 실물 보유 대신, 계좌를 통해 금을 사고파는 방식으로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이다. KB국민·신한·우리은행 등 3대 은행의 골드 계좌 잔액은 10월 기준 1조5,000억 원(약 10억 6,000만 달러)에 이르며, 올해에만 7,308억 원이 늘었다.
한편 한국조폐공사는 내년 1월까지 금괴 생산을 중단한 상태이며, 한국금거래소도 오는 10월 20일부터 1kg 은괴 공급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국제 금 가격은 10월 14일 기준 온스당 4,100달러를 기록했으며, 은 가격 역시 52.5달러를 돌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