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 AI와 비교해 교사를 ‘뒤떨어진 존재’로 묘사한 홍보영상에 공분
24/11/2025 09:19
한국의 AI 학습 시스템을 홍보하는 영상이 교사를 인공지능보다 열등한 존재로 묘사하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영상 공개 직후 교육계와 여론은 “인간 교사의 가치를 무시하고 모욕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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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속 장면 – “AI가 교사를 대체”
경기교육청이 지난 11월 14일 SNS에 게시한 2분 분량의 홍보 영상은 미래형 교육을 목표로 한 AI 기반 학습 플랫폼 ‘하이러닝(Hi-Learning)’을 소개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국어·사회·과학 과목의 학생 과제를 AI가 직접 채점해 결과를 제시한다.
문제가 된 장면은 교사가 학생의 질문에 제대로 답하지 못해 당황하는 동안, AI ‘하이러닝’이 즉각적이고 상세한 설명을 제공하며 학생을 지도하는 모습이다. 학생이 추가 설명을 요구하자 교사는 속수무책인 반면, AI가 모든 상황을 해결하는 듯 연출되어 있다.
또한 영상 후반부에서는 교사가 학생에게 “열심히 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격려하는 순간, AI가 말을 끊고 “그 말은 공허하다. 목소리에도 진심이 없고 눈빛도 흔들리고 있다”고 지적하며 교사를 궁지에 몰아넣는 장면이 담겨 있다.
교사단체 “직업적 전문성을 조롱한 영상… 즉각 중단해야”
영상이 확산되자 수백 명의 누리꾼과 다수의 교사가 “교사의 가치를 실추시키고 직업을 모욕했다”며 강력히 반발했다.
한 교사는 댓글에서 “사람은 핵심 가치를 배우고 성장해야 한다. AI는 그 본질이 없으며, 내용이 공허하다”고 비판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경기지부는 해당 영상을 “교사의 전문성과 존재 가치를 조롱한 행위”라고 규정하며,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에게 AI 채점 시스템 도입을 중단할 것을 정식 요청했다. 이에 임 교육감은 곧바로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확산되는 AI, 위기인가 기회인가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단순한 홍보 논란을 넘어, AI의 교육 현장 확대가 교사 역할을 약화시키는 것 아니냐는 근본적인 우려를 반영한 것이라고 지적한다.
경기 고양의 중학교 영어 교사 김 모 씨는
“요즘 대부분의 학생이 AI를 사용하고 있다. 과제를 할 때 ChatGPT 같은 도구를 쓰는 건 이미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중요한 것은 학생들이 AI를 올바르고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터넷이 사라지지 않았던 것처럼, AI도 사라지지 않는다. 교육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향을 만드는 것이 교사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대구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학생들이 AI 기반 디지털 교과서를 활용한 수업을 하고 있다. 교육 현장 전반에서 AI 통합이 이미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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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역할은 단순 지식 전달이 아니다”
KTU 소속 교사 허원희 씨는
“교사의 역할은 더 이상 지식을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학생과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며, 성장·교류·이해를 이끌어내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한국AI교육학회 문형남 회장 역시 “AI의 가장 큰 문제는 ‘환각(hallucination)’—즉, 정보를 왜곡하거나 창작하는 현상이 발생한다는 점”이라고 지적하며,
“AI가 빠르고 효율적으로 많은 일을 할 수 있어도, 잘못된 정보를 가려내고 바르게 지도할 수 있는 것은 결국 경험 많은 교사”라고 말했다.
문 회장은 “AI 시대일수록 교사의 직접적인 역할은 오히려 더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