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의 기적 이후 한국이 직면한 도전 과제

한국 이야기

14/11/2025 09:33

‘한강의 기적’은 한국을 기술 초강대국으로 도약시키는 원동력이 되었지만, 그 이면에는 시급히 해결해야 할 사회·정책적 문제가 여전히 남아 있다.

한국은 전쟁 후 빈곤국에서 출발해 안보까지 외부에 의존해야 했던 나라였지만, 지금은 기술·엔터테인먼트·창의 산업의 세계적 중심지로 성장했다. 천연자원이 거의 없는 한국이 의지할 수 있었던 것은 사람뿐이었고, 이는 ‘한강의 기적’이라 불리는 비약적 성장의 핵심 동력이 됐다.

그러나 눈부신 성장과 기술 초강대국으로의 변신 이후, 한국 경제에는 수출 둔화,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확산, 초저출산과 급속한 고령화, 기업의 투자 위축 등 여러 위험 요인이 나타나고 있다. 아시아 4위 경제의 그늘이 점차 드러나며, 이를 시급히 보완하지 않으면 장기적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Người dân đạp xe trên một tuyến đường ở Seoul, Hàn Quốc ngày 11/11. Ảnh: AFP

11일 서울 시내 도로에서 자전거를 타는 시민들. /AFP


■ 고용시장 왜곡과 실업급여 제도의 부작용

한국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안정적인 노동력 유지다. 특히 반복적인 실직을 경험한 이들, 또는 고용 과정에서 지속적인 어려움을 겪는 노동자가 늘고 있다.

한국은 1995년부터 실업급여 제도를 운영하며, 이 제도는 퇴직 전 3개월 평균임금의 최대 60%까지 지급한다. 본래 취업 전 재정적 공백을 메우고 노동자의 조속한 복귀를 돕기 위한 장치였다.

33세 최 모 씨는 임금 체불로 퇴사했지만, 6개월간 매달 약 200만 원의 실업급여를 받으며 “다음 단계를 준비할 여유를 가질 수 있었다”고 Korea Times에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제도는 또 다른 부작용을 낳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KEF)는 “실업급여 하한액이 최저임금 상승에 따라 193만 원까지 올라 상한액(월 1.98백만 원)의 97.3%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즉, 이전 소득과 무관하게 지급액이 크게 차이나지 않아 형평성이 무너지고, 실업급여 수령액이 최저임금 노동자의 실수령액보다 높아지는 ‘역전 현상’도 발생한다.

Pi-Touch 연구소는 “OECD 국가 중 실업급여 하한액이 최저임금 실수령액보다 높은 나라는 한국뿐”이라며 윤리적 해이를 경고했다.

게다가 지급 승인률은 무려 99.7%에 달하며, 18개월 안에 180일만 가입하면 되고 수령 횟수 제한도 없다. 최근 5년간 3회 이상 반복 수급자는 2021년 10만여 명에서 올해 11만 2천여 명으로 증가했다.

올해 9월 대전에서는 해외여행을 다니며 ‘구직 중’이라 허위 신고한 사례가 적발되었고, 유튜브에는 ‘퇴사 후 실업급여 받는 법’ 등이 공유되기도 한다.

한 병원 관계자는 Chosun Daily에 “채용한 조무사들이 곧바로 그만두고 실업급여를 받기 위해 반복적으로 퇴사한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이로 인해 실업급여 지출은 9월 기준 1조1천억 원으로 전년 대비 10.9% 증가했으며, 코로나19 당시 기록했던 연속 7개월 기록을 넘어 8개월째 1조 원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 청년 취업난의 또 다른 원인, ‘대기업 중심 구조’

한국의 노동시장은 재벌(재계 대기업 그룹, ‘재벌’)의 구조적 영향력에서도 자유롭지 않다. 1960년대 수출 주도형 성장 전략 속에서 육성된 재벌은 경제 성장의 엔진이었지만, 그 성장의 편중은 한국 경제의 혁신성과 다양성을 약화시켰다는 지적도 있다.

현재 삼성·SK·현대차·LG·롯데 등 5대 재벌은 한국 GDP의 40%를 차지한다. 한국 청년들에게 재벌 취업은 안정·명예의 상징이 되었고, 이를 위해 치열한 학벌 경쟁이 벌어진다.

그러나 재벌 취업 규모는 전체 일자리의 일부에 불과하다. 결국 많은 청년들이 중소기업(SME) 취업을 기피하고, 기회가 올 때까지 ‘휴식 상태’로 남는다.

Park Min-jin(26세)은 Korea Herald와의 인터뷰에서 “중소기업은 근무 환경이 너무 열악하다”며 “대기업 취업이 학업 고생에 대한 정당한 보상”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현상으로 한국의 청년 고용률은 OECD 평균보다 낮게 나타나며, 20~30대 ‘그냥 쉼’ 인구는 지난 7월 기준 42만1천 명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한국경제연구원(FKI)은 20~30대 비경제활동 증가로 한국 경제가 2019~2023년에 약 53조 원의 손실을 봤다고 분석했다.

Người tìm việc tại sự kiện tư vấn tuyển dụng của các công ty ở Gwangju, tây nam Hàn Quốc ngày 15/7. Ảnh: Chosun Daily


■ 한국 부자들의 ‘탈한국 러시’

최근 한국에서는 고액 자산가들의 해외 이주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영국 이민 컨설팅 업체 Henley & Partners에 따르면, 올해 약 2,400명의 고액 자산가가 한국을 떠날 것으로 예상되며 3년 새 6배 증가한 수치다. 이는 세계에서 4번째로 큰 규모다.

이들이 해외로 이동시키는 자산 규모는 약 152억 달러(한화 약 2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싱가포르에 거주 중인 이민 컨설팅 기업 대표 Ken Lee는 “20년 전만 해도 극히 일부만이 이민을 고려했지만 지금은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고 말했다. 그의 주요 고객은 LG, 롯데, 삼성 등 재벌 기업 출신 고자산가다.

한국의 가계부채는 GDP 대비 90~100% 수준으로 소비를 압박하고, 소매판매는 3년 연속 감소했다. 원화 약세와 수출 둔화도 이어지고 있다. 포브스는 한국 50대 부호의 순자산이 지난해 1,150억 달러에서 올해 990억 달러로 줄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고세율(소득세 최고 45%, 상속세 최고 50%)과 정치적 불확실성도 이탈 요인이라고 지적한다. 부자들은 UAE 두바이, 캐나다 밴쿠버, 미국 LA, 호주·뉴질랜드 등 세금이 안정적인 국가로 떠나고 있다.

Ken Lee는 “한국으로 돌아간다면 싱가포르에서 쌓은 자산의 절반을 상속세로 내야 한다”며 “방문은 하지만 다시 정착할 의향은 없다”고 말했다.


■ 고령사회 진입 속도, OECD 최악의 노인 빈곤

한국의 또 다른 중대한 위험 요인은 고령화다. 한국의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20.3%로, 2050년에는 40%를 넘어설 전망이다. 이 중 약 40%는 상대적 빈곤층으로 OECD 최고 수준이다.

한국은행은 고령 인구 비율이 1%p 증가할 때마다 정부의 성장예산 효율이 5.9% 감소한다고 경고했다.

Lee Yoon-soo 교수는 “고령화로 복지·연금 지출은 증가하는 반면 조세 기반은 축소되어 GDP 성장률은 점점 둔화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러한 재정 부담은 부자들의 귀국을 더욱 막고, 한국의 정책 유연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 정치·정책적 불확실성 속 해법 모색

지난 12월 계엄 사태 등 정치적 불안은 국내외 투자자 신뢰를 약화시켰다. 6월 취임한 이재명 대통령은 경제 체질 개선을 약속하며 7월 31조8천억 원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발표했고, 8월에는 중장기 성장전략 수립을 위한 태스크포스를 출범시켰다.

한국대학교 강민욱 부교수는 “정책 방향을 재정비한다면 서울은 다시 부자들이 선호하는 도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결론

한강의 기적 이후 한국은 산업화·정보화·세계화의 최전선에 서며 놀라운 성공을 이뤘다. 그러나 실업급여 왜곡, 청년 취업난, 자산가 이탈, 고령화 급속도 등 복합적 도전이 동시에 현실화되고 있다.

이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정책 설계와 사회적 합의가 없다면, 21세기의 한국은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놓칠 위험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출처: Korea Times, JoongAng, Chosun, CNA)

Các bài viết liên quan

photo

하수구에서 생태 하천으로… 한국 하천 복원의 이야기

한국은 한때 ‘환경 재앙’으로 불리던 강과 하천을 생태적·친환경 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다양한 복원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해 왔다.
16-12-2025 한국 이야기
photo

12시간에 걸친 한국 대학수학능력시험… 시각장애受驗生의 ‘지쳐가는 하루’

해마다 11월이면 한국은 사실상 ‘멈춰 선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CSAT)을 치르는 수험생들에게 최적의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상점은 문을 닫고, 항공기 이착륙 시간은 조정되며, 출근길 교통도 완화된다.
14-11-2025 한국 이야기
photo

한국과 일본, ‘가을’을 수십억 달러 관광 브랜드로 포장하는 법

자연의 사계절을 문화 경험으로 승화시켜 브랜드화한 일본과 한국은, 정교한 국가 전략을 통해 매년 수십억 달러 규모의 관광 수입을 올리고 있다. 기상 예보부터 축제 개최, 디지털 홍보까지 유기적으로 연계된 시스템이 그 비결이다.
13-11-2025 한국 이야기
photo

왜 한국 남성들은 수염을 기르지 않을까?

한국에서는 깔끔하고 매끈한 얼굴이 미의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는 단정함을 중시하는 사회적 인식과 생물학적 특성의 영향으로, 과거 수염이 남성의 자부심을 상징했던 시대와는 대조적이다.
27-10-2025 한국 이야기
photo

2025년 한국 가을 단풍 절정 시기 안내

한국의 단풍은 북쪽에서 남쪽으로 점차 물들며, 붉은 단풍나무와 노란 은행나무, 참나무 등이 만들어내는 오색의 가을 풍경은 매년 10월 중순부터 11월 중순까지 절정을 이룹니다.
16-10-2025 한국 이야기
quang-ca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