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학생, 졸업을 두려워한다… 취업난에 ‘자발적 5학년’ 급증
26/11/2025 10:12
많은 이들이 졸업을 손꼽아 기다리는 것과 달리, 한국 대학생들 사이에서는 졸업을 미루는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 취업난을 피하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선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 연세대 졸업 예정자의 모습. 사진=뉴욕타임스
2025년 9월 기준, 전국 주요 지역 9개 대학과 서울 주요 6개 대학을 합산해 9,000명 이상의 학생이 졸업을 연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2년 같은 기간 대비 약 50% 증가한 수치다.
학생들은 졸업 연기를 ‘자발적 5학년’이라고 부른다. 학기당 10만~20만 원가량의 등록금을 납부해 학생 신분을 유지한다.
가장 큰 목적은 취업 경쟁력 강화와 ‘백수’가 되는 위험 회피다. 졸업을 미루면 인턴십 지원과 채용 정보를 더 원활하게 얻을 수 있으며, 최근 기업들이 대규모 공채 대신 연중 상시 채용으로 전환한 것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연세대 학생 최승희(24)는 코리아헤럴드와의 인터뷰에서
“기업들은 다양한 역량을 가진 인재를 원합니다. 학생 신분으로 있을 때가 졸업 후보다 준비하기 훨씬 수월해요”라고 말했다.
졸업 연기 현상은 특히 서울 외 지역에서 두드러진다. **부산 지역 주요 대학(부산대, 동아대, 부경대 등)**에서는 2025년에만 1,800명 이상이 졸업을 미뤘다.
강원 지역도 비슷한 흐름을 보인다. 최근 3년간 졸업 연기 학생 수는 51% 증가해, 2025년에는 647명에 달했다.
가장 큰 원인은 심각한 취업난이다. 고용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2025년 10월 구인 대비 구직 비율은 0.42로, 1998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또한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발표한 2025년 조사에서 대기업의 60.8%만이 올해 채용 계획이 있다고 응답해, 2022년 이후 최저 수준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졸업 연기 확산이 현재의 고용 위기를 반영할 뿐만 아니라, 지역 간 경제 격차를 더 심화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국가 경제 성장을 이끌어야 할 청년층이 오히려 사회·복지 지원의 수혜 계층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강원대학교 사회학과 김재훈 교수는
“청년층의 사회 진입이 지연되면 지역 경제가 더욱 약화되고, 국가의 장기적 성장 동력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