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에서 번지는 ‘한국 보이콧’ 움직임…정부 “소프트파워 취약성 재점검”

문화예술 · 관광

03/03/2026 09:20

한국 외교 당국이 최근 동남아시아 소셜미디어(SNS)를 중심으로 확산된 ‘한국 보이콧’ 움직임과 관련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정부는 이번 사안을 계기로 한국이 오랜 기간 공들여 구축해 온 소프트파워의 취약성을 다시 점검해야 한다는 인식을 드러냈다.

26일 외교부 고위 관계자는 현지 언론 보도를 인용해 “동남아 SNS에서 제기된 ‘한국 보이콧’ 요구와 반한 정서 확산 조짐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공공 여론 전반으로 분노가 확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상황을 주시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논란은 지난 1월 31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밴드 DAY6 공연을 계기로 불거졌다. 일부 한국 팬사이트 사진 촬영팀이 고해상도 카메라 반입 금지 규정을 어겼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다.

현지 팬들은 촬영팀이 공연장 규정을 존중하지 않았다고 비판하며 관련 영상과 캡처 화면을 온라인에 공유했다. 일부 관객은 시야가 가려졌다는 불만도 제기했다.

Bài đăng kêu gọi tẩy chay phim truyền hình Hàn Quốc.

초기에는 공연 관람 예절을 둘러싼 논쟁이었으나, 이후 감정적 대응과 상호 비방으로 번지며 사태가 확대됐다. 일부 한국 네티즌이 동남아 국가와 시민을 비하하는 발언을 게시했고, 이에 동남아 이용자들은 해당 발언을 공유하며 ‘SEAblings’ 해시태그를 확산시켰다. 이는 역내 연대를 강조하는 표현으로, 한국 문화 콘텐츠와 제품에 대한 보이콧 요구로 이어졌다.

외교부 관계자는 “초기 확산 이후 움직임이 다소 잦아드는 양상이지만, 사안을 가볍게 보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당국은 말레이어, 인도네시아어 등 동남아 주요 언어로 온라인 여론을 분석하며 반한 정서 확산 여부를 점검 중이다.

그는 “이번 사안은 특정 사건이 기존에 잠재돼 있던 불만과 맞물릴 경우 반응이 얼마나 빠르게 증폭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며 “한국 문화의 글로벌 위상이 높아질수록 역풍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유사한 온라인 갈등은 최근 몇 년간 이민 문제, 공항 내 분쟁, SNS 설전 등 다양한 사안을 계기로 태국·필리핀·말레이시아 네티즌 사이에서도 반복돼 왔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정부는 단기적 위기 대응을 넘어 아세안(ASEAN) 지역에서의 체계적 리스크 관리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아세안-코리아 뮤직 페스티벌 ‘ROUND’와 청소년 스포츠 교류 프로그램 등 공동 프로젝트를 통해 신뢰를 축적하는 장기 전략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외교부는 아세안이 한국의 3대 교역 파트너 중 하나라는 점을 언급하며 “일시적 온라인 논란이 한-아세안 우호 관계 전반을 훼손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단순 해프닝 넘어선 누적된 불만” 지적도

한국에 거주하는 일부 동남아 출신 시민들은 이번 사안이 단순한 공연 논란을 넘어, 그간 누적된 감정이 표출된 결과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익명을 요청한 한 필리핀 출신 거주자는 “동남아인들이 한국 사회에서 겪는 차별 경험이 온라인 분노의 배경이 됐을 수 있다”며 “일부 한국인들이 동남아인을 경제적 이유로 낮춰 보는 인식이 존재한다고 느낀다”고 주장했다.

그는 “위계적 문화가 강한 사회에서 동남아 출신, 특히 이주노동자가 가장 낮은 위치에 놓여 있다고 여겨지는 현실이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동남아 팬들은 오랜 기간 K팝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콘텐츠를 번역·확산하며 글로벌 인기에 기여해 왔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동남아는 K팝 팬덤 규모가 큰 지역 중 하나로 꼽힌다.

반면, 일부 동남아 교민들은 이번 사안을 과도하게 해석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도 내놨다. 한국에 거주 중인 한 베트남 출신 시민은 “단순한 해프닝에 가깝다”며 “한국 내 베트남 공동체나 본국에서 조직적인 반한 운동 조짐은 없다”고 말했다.

정부와 공공외교 기관은 이번 사안을 계기로 장기적 이미지 관리 전략을 재점검하겠다는 방침이다. 한국국제교류재단(Korea Foundation) 관계자는 “한국의 국제적 위상이 높아질수록 긍정적 평가와 함께 부정적 인식도 공존할 수 있다”며 “각국의 시각을 고려한 맞춤형 공공외교 프로그램을 지속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프엉동(Phương Đông) – 행사·홍보위원 – 전남·광주 베트남교민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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