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상승으로 결혼반지 포기하는 한국 청년층 늘어
24/10/2025 16:13
결혼 준비 비용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일부 예비 부부들이 결혼반지를 ‘불필요한 사치’로 여기며 생략하는 추세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연애 시절 이미 커플링을 착용한 경우, 별도의 결혼반지를 마련할 필요가 없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

서울에 거주하는 25세 오가연 씨는 결혼을 앞두고 “결혼반지는 단순한 절차일 뿐이며 굳이 돈을 쓸 필요가 없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결혼정보회사 가연이 2023~2024년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한국에서 결혼 준비(주택 마련 포함)에 드는 평균 비용은 약 3억6천만 원에 달했다. 이 가운데 결혼반지 구입 비용은 평균 360만 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응답자 중 20~30대의 약 10%는 결혼반지를 구입하지 않았다고 답했으며, 이들은 “연애 시절의 커플링이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1970년대 서양식 결혼 문화가 한국에 도입된 이후, 결혼반지는 예식의 필수 요소로 자리 잡았다. 초창기에는 약혼반지(신부용)와 결혼반지(부부용) 두 종류만 있었지만, 이후 연애 기념일용 커플링이나 반지를 보호하기 위한 ‘가드링(guard ring)’ 등 다양한 형태로 발전했다.
그러나 반지의 종류가 다양해지면서 상징적 의미가 점차 희석됐다는 지적도 있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Blind)’에는 “반지 인플레이션”을 비판하는 글들이 올라오며, “결혼 준비에 여러 종류의 반지를 맞추는 것은 낭비”라는 의견이 잇따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혼반지의 상징성을 여전히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들도 있다. 결혼을 앞둔 24세 이정민 씨는 “약혼반지는 SNS에 올리기 위한 보여주기용일 수 있지만, 결혼반지는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매일 착용하지 않더라도 양가 가족에 대한 존중과 결혼에 대한 약속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의견에 공감하는 사람들도 있다. 한 블라인드 이용자는 “우리는 다이아몬드 대신 금반지를 샀다”며 “전통이나 타인의 시선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고 했다.
반면, 경제적 이유로 결혼반지를 생략하는 경우가 다수였다. 가연 조사 결과, 결혼반지를 구입하지 않은 이유로 41.3%가 “큰 의미를 느끼지 못한다”고 답했고, 23.9%는 “그 돈으로 다른 지출(주택 구입 등)에 쓰고 싶다”고 응답했다.
지난 6월 결혼한 26세 김성주 씨는 “2023년 7월에 구입한 약혼반지를 결혼식에서 그대로 사용했다”며 “1년 사이 두 종류의 반지를 따로 살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다이아몬드 반지는 일상생활에서 착용하기 불편한 점도 있다”고 덧붙였다.
오가연 씨 역시 “요즘은 일상적으로 착용할 수 있는 심플한 반지 하나로 충분하다는 분위기”라며 “연애 시절 커플링을 업그레이드하는 느낌으로 준비했다”고 말했다. 그녀는 “굳이 새로운 반지를 살 바엔 그 돈으로 부모님께 선물을 드리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SNS에서도 비슷한 의견이 이어지고 있다. 한 이용자는 “이미 커플링이 있어서 결혼반지는 따로 사지 않았다”고 썼고, 또 다른 이용자는 “결혼반지 대신 그 돈으로 집을 샀다. 각자 형편에 맞게 결정하면 된다”고 밝혔다.
민 프엉 기자 (코리아헤럴드 인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