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술자리 문화
02/07/2025 09:32
혼술은 어색, '억지로 권하기'는 줄어든 요즘
최근 CNA의 기자 Soh Wee Ling이 서울의 포장마차 골목을 탐방하며 한국의 술자리 문화를 직접 체험했다.
서울 종로3가 포장마차 거리, 주황색 천막 아래 앉은 한 외국인 관광객이 빈 소주병을 가리키며 멀리 서 있는 직원에게 추가 주문을 손짓한다. 그는 이미 몇 마디의 한국어를 배웠지만 “저기요, 소주 하나 주세요”라는 말을 직접 하기엔 아직 자신이 없어 보인다.
이곳 종로3가의 포장마차 거리는 한국 드라마 속 따뜻하고 낭만적인 술자리, 혹은 직장인들의 퇴근 후 스트레스를 푸는 모습이 떠오르는 공간이다. 특히 종로3가역 5번과 6번 출구 사이에 위치한 포장마차들은 저녁부터 밤늦게까지 북적인다.
하지만 많은 이들의 생각과 달리, 이곳에서의 술자리 비용이 그리 저렴하지는 않다. 소주는 비교적 저렴하지만, 보쌈이나 감자탕 같은 안주는 특히 1~2명 소규모 방문 시 부담이 될 수 있다.
한국에서는 혼자 술을 마시는 것이 대체로 어색하게 여겨진다. 기자는 매서운 추위를 피해 따뜻한 포장마차에 들어왔지만, 차가운 소주 한 병을 시켜놓고 혼술을 즐기며 한국 특유의 ‘함께 마시는 술자리 문화’를 다시금 실감했다.
깊게 뿌리내린 술문화, 하지만 변화도…
한국의 술문화는 불교 의식, 명절, 제사 등 고려 시대(918~1392)부터 이어져 온 전통이다. 기자는 점심시간에 종로3가 보쌈골목의 ‘삼해집’을 찾아 보쌈과 생굴, 그리고 따뜻한 감자탕을 곁들였다. 옆 테이블에서는 중장년층 모임이 왁자지껄하게 펼쳐져 분위기를 한층 살렸다.
한국인은 단순히 술만 마시는 것이 아니다. 비 오는 날엔 막걸리와 전(부침개), 치킨과 맥주를 합친 ‘치맥’ 문화도 유명하다.
마장동 고기시장 내 ‘마장골’에서는 고소하게 구워진 한우 곁에 소주를 즐기는 손님들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또 상사가 자리를 뜨면 자연스럽게 술자리를 빠져나가는 직장인들도 보였다.
회식문화의 변화
과거 한국 직장 문화의 상징인 ‘회식(회식, 회사 술자리)’도 변하고 있다. 서울에 거주 중인 Zhang Anqi는 “코로나19 이후 회식 빈도가 눈에 띄게 줄었다”고 전했다. 그녀가 다니는 전통적인 기업은 2주에 한 번 회식을 진행하지만, 요즘은 금요일 회식을 피하며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한다.
2007년 서울고등법원의 ‘강제 음주 금지’ 판결과 2017년 미투(#MeToo) 운동 이후, 직장 내 술자리 문화도 많이 달라졌다. 싱가포르 출신의 Denise Tan은 “우리 회사는 이제 회식을 거의 안 한다. 억지 분위기도 사라졌다”고 말했다.
여전히 사랑받는 소주와 해장국
소주는 한국을 대표하는 술이다. 2020년 희석식 소주 시장 규모는 3조 7천억 원(26억 달러)으로 전체 주류 시장의 42.1%를 차지했다. 한류 열풍 속에 소주 수출도 2억 달러를 돌파했다.
과거 쌀 부족으로 고구마와 타피오카로 만든 소주를 95% 고농도로 증류한 뒤 희석해 30%로 판매했고, 이후 단맛을 첨가해 대중성을 확보했다. 1970~80년대 경제 성장기엔 빠른 취기를 원하는 직장인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최근 출시되는 ‘참이슬(23%→16%)’, ‘처음처럼(20%→16.5%)’은 도수가 낮아졌고, 과일 맛 소주(약 13%)도 젊은 층 사이에서 인기다.
술자리의 마무리는 해장국이다. 서울 종로구의 1937년 개업 ‘청진옥’은 선지와 된장을 넣은 서울식 해장국으로 유명하다. 종로의 ‘광화문뚝감’ 감자탕도 해장 메뉴로 손꼽힌다.
늘어나는 숙취 해소 시장
한편 한국의 숙취 해소 제품 시장은 2023년 3,473억 원(약 3억 2,300만 SGD) 규모로 성장했다. 이는 2021년 대비 큰 폭의 증가다. 비타민, 전해질, 한약재 등을 포함한 음료, 캔디, 젤 형태의 제품이 쏟아졌지만 효과는 개인차가 크다. 기자 역시 편의점에서 숙취 해소제를 샀지만 결국 라면으로 속을 달래야 했다.
정리: 호아이 아인 / 출처: C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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