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확산되는 ‘무알코올 아침 파티’ 트렌드
02/01/2026 09:32
밤새 이어지는 술자리를 대신해, 한국의 젊은 세대가 술 없는 아침 파티로 하루를 시작하는 새로운 문화를 선택하고 있다. 건강과 행복을 동시에 추구하는 이른바 ‘소버 라이프(Sober Life)’ 흐름이 한국 사회에서도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며 한 손에는 음료를 들고, 다른 한 손은 높이 들어 올린 채 환호하는 사람들. 분위기만 보면 일반적인 클럽이나 바에서 열리는 파티와 다를 바 없다. 그러나 이 파티는 밤이 아닌 오전 9시에 시작되며, 술 대신 차가운 아메리카노가 제공된다.

이른 아침에 즐기는 ‘모닝 파티’는 20~30대 한국 청년층 사이에서 새로운 유행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들은 음주 중심의 밤 문화 대신, 보다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여가 방식을 찾고 있다.
한국의 젊은 세대는 퇴근 후 술자리를 당연시하던 기존 문화에서 점차 벗어나고 있다. 대신 아침 러닝을 하거나, 커피를 마시며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등 새로운 일상을 만들어가고 있다.
서울에서 열린 한 아침 파티에 참석한 김효희(32) 씨는 “오늘은 이 공간을 나만의 무대로 만들겠다는 마음으로 왔다”며 “예전에는 바에 자주 갔지만, 술을 마셔야 하는 분위기가 늘 부담스럽고 피곤했다”고 말했다. 그는 친구들과 5km 러닝을 마친 뒤 이 파티에 합류했다.
김 씨는 “지금은 이 시간이 가장 즐겁다. 건강에도 좋고, 유산소 운동을 하는 느낌이다. 하루를 정말 기분 좋게 시작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아침 파티는 이미 유럽, 미국, 호주, 싱가포르 등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특히 ‘술에 의존하지 않는 즐거움’을 추구하는 젊은 세대의 인식 변화가 배경으로 꼽힌다. 음주 문화가 강한 한국이 이 흐름에 합류할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5년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1인당 알코올 소비량이 높은 상위 5개 선진국 중 하나다. 회식 문화는 오랫동안 조직 결속을 위한 기업 문화로 자리 잡아 왔다.
하지만 최근 조사 결과, 20~30대는 이러한 술자리에 강한 부담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젊은 세대는 ‘술 말고도 즐길 수 있는 방법은 없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사회복지사 김고양(36) 씨는 “술을 계속 마시는 게 무슨 즐거움인지 모르겠다. 결국 건강만 해친다”며 “한국에는 술 없이도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더 많아져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화장품 브랜드 ‘카히(Kahi)’가 서울에서 주최한 아침 파티에는 약 100명이 오전 8시부터 지하 매장에 모였다. 처음에는 술이 없어 다소 어색한 분위기였지만, 카페인이 돌기 시작하자 분위기는 급격히 달아올랐다. 참가자들은 환호하며 춤을 추고, 매장 안을 도는 ‘열차 놀이’까지 펼쳤다.
DJ 옆에서 춤을 추는 사람도 있었고, 뒤쪽에서 음악을 감상하는 사람도 있었다. 일부는 헤드폰을 착용해 각자 원하는 음량으로 음악을 즐겼다.
커피가 모두 소진되자, 직원들이 캐비아를 들고 등장했다.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며 캐비아 주먹밥을 만들어 참가자들에게 직접 먹여 주자 현장은 더욱 뜨거워졌다.
행사를 기획한 브랜드 측은 아침 파티를 새로운 마케팅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DJ로 참여한 서민지 씨는 “파티 문화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때문에 음악을 좋아하면서도 즐기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았다”며 “이런 변화는 정말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카히 매장에서 열린 아침 파티는 오전 10시 30분에 마무리됐다.
현재 한국에서는 이벤트 기획자, 러닝 크루, 카페, 다양한 브랜드들이 이 트렌드에 동참하고 있다. 출근 전 파티뿐 아니라 러닝, 요가 클래스, 북토크 등 다양한 형태로 확장되고 있다.
소비 트렌드 연구자인 윤덕환 씨는 “코로나19 이후 20대는 특히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며 “자기 삶을 스스로 통제하고 싶어 하는 욕구가 강해진 것도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들은 매일 술자리에 시간을 쓰기보다, 진정으로 좋아하는 것에 집중하려 한다”고 말했다.
한국의 주류 시장 역시 변화의 흐름을 보이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성인 1인당 연간 순수 알코올 소비량은 2011년 9.8리터에서 올해 8.3리터로 감소했다. 반면 무알코올·저알코올 음료 시장은 2020년부터 2024년까지 118%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
컨설턴트 김유진(27) 씨는 “나이와 상관없이 모두가 술 없이 함께 즐기는 모습이 좋다”고 말했다.
‘서울 모닝 커피 클럽(Seoul Morning Coffee Club)’은 2022년부터 출근 전 커피 모임을 시작한 대표적인 사례다. 이들의 소식은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됐고, 현재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약 5만 3천 명에 달한다.
마케팅 디렉터 문시원 씨는 “현재 전국 각지에서 행사를 열고 있으며, 일부 아침 파티에는 최대 600명까지 참여한다”고 전했다.
대전의 ‘코페 하우스 로컬 클럽(Kofe Haus Local Club)’ 역시 올해에만 10차례 아침 파티를 개최했다. 이들은 요가, 러닝과 결합한 산속 아침 행사도 기획하고 있다.
박성수 대표는 “한국인은 정말 열심히 일하지만, 자기 자신을 돌보는 데는 서툰 편”이라며 “일과 삶의 균형을 찾고, 스스로를 더 잘 돌보는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Thanh Tâm (워싱턴포스트·코리아중앙데일리 종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