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입양인들의 뿌리 찾기, 지워진 기억의 비극

교류 및 생활

30/03/2026 11:24

한국에서 해외로 입양된 아동이 20만 명을 넘는 가운데, 부정확하거나 조작된 기록으로 인해 수많은 입양인들이 자신의 뿌리를 잃는 비극을 겪어온 것으로 나타났다.

스웨덴에서 자란 59세 안나 사무엘손은 한국에 대한 기억이 거의 없다. 자신의 뿌리를 찾는 과정에서 어린 시절 동요를 부르는 한 소녀의 음성이 담긴 오래된 녹음을 듣게 됐다. 처음에는 이를 부정했지만, 기록을 대조한 끝에 그것이 다섯 살 무렵 한국을 떠나기 직전 자신의 목소리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는 “기억이라는 감각은 없지만 분명히 나의 일부인 기억”이라고 말했다.

Madeleine Bjork trên đường phố Thụy Điển. Ảnh: CNA

한편, 미국으로 입양된 캐서린 하니드(57)는 일곱 살에 한국을 떠난 이후 과거가 오랜 시간 공백으로 남아 있었다. 이후 CNA의 조사 프로그램을 통해 안나와 캐서린이 친자매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두 사람은 1974년 서로 떨어져 각각 다른 대륙으로 보내졌으며, 당시 입양 서류에는 ‘고아’로 기재돼 있었다. 재회한 이들이 가장 알고 싶었던 것은 가족이 왜 갈라져야 했는지에 대한 이유였다.

한국전쟁(1950~1953) 이후 한국에서는 빈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해외 입양이 급증했다. 동시에 미국과 유럽에서는 입양 수요가 크게 증가했고, 서구 국가들은 입양 가능한 아동 부족 문제를 겪고 있었다. 이 같은 수요와 공급이 맞물리며 수십 년간 지속된 국제 입양 시스템이 형성됐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많은 아동들의 기록이 부실하게 작성되거나 의도적으로 왜곡된 사례가 적지 않았다. 입양 절차를 신속히 진행하기 위해 출생 정보가 제대로 확인되지 않거나, ‘고아’로 허위 기재되는 일이 빈번했던 것이다. 그 결과, 많은 입양인들이 자신의 출신과 가족, 그리고 과거에 대해 알지 못한 채 성장해야 했다.

이 같은 ‘뿌리의 단절’은 스웨덴으로 입양된 마들렌 비요르크(43)의 사례에서도 드러난다. 두 살 때 해외로 보내진 그는 평생 자신이 버려진 아동이라고 믿고 살아왔다. 그러나 친가족을 찾는 과정에서 외할머니가 몰래 보육원에 맡긴 사실이 밝혀졌다. 친모가 이를 뒤늦게 알고 찾아왔을 때는 이미 해외 입양 절차가 완료된 뒤였다. 재회 이후 그는 자신의 과거를 이해하게 됐을 뿐 아니라, 자식을 잃은 어머니의 고통 또한 함께 마주하게 됐다.

하지만 모든 이가 온전한 재회를 이루는 것은 아니다. 한태순(70) 씨는 네 살 때 집 앞에서 놀다 납치된 딸을 찾기 위해 40년 넘게 시간을 보냈다. 딸은 보육원을 거치며 이름이 바뀌고, ‘부모 미상 고아’로 조작된 뒤 미국으로 입양됐다.

성인이 된 딸은 자신이 버려졌다고 믿으며 살아온 반면, 한 씨는 평생 자식을 잃은 억울함 속에서 살아야 했다. 2019년 DNA 검사를 통해 모녀가 다시 만났지만, 언어와 문화의 장벽은 재회를 더욱 안타깝게 만들었다. 한 씨는 현재 과거 입양 과정의 위법 행위와 관련해 정부와 입양 알선 기관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첫 사례로 알려졌다.

한국의 입양인 지원 단체 ‘코루트(KoRoot)’를 운영하는 김도현 씨는 이러한 사례가 결코 예외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는 “막대한 경제적 이익이 얽힌 상황에서 서류 조작은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작동했다”고 말했다.

최근 한국과 스웨덴 등에서 진행된 조사에서도 수십 년간 국제 입양 시스템이 심각한 관리 부실 상태에 놓여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 정부는 현재 해외 입양 중단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미 해외로 보내진 수십만 명의 입양인들에게는 여전히 근본적인 질문이 남아 있다.

“나는 어디에서 왔는가, 그리고 나의 시작은 무엇이었는가.”

프엉동(Phương Đông) – 행사·홍보위원 – 전남·광주 베트남교민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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