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관광객 사이에서 ‘바나나맛 우유’ 열풍
30/06/2026 14:59
편의점·마트 넘어 의류점·화장품 매장까지 판매 확대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서 바나나맛 우유의 인기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편의점과 대형마트는 물론, 최근에는 서울 명동 일대의 의류 매장과 화장품 매장에서도 바나나맛 우유를 쉽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다.
지난 6월 24일 서울 명동의 한 의류 매장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진열된 바나나맛 우유를 발견하고 “SNS에서 많이 봤는데, 이런 곳에서도 팔 줄은 몰랐다. 정말 반갑다”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 관광객은 곧바로 바나나맛 우유를 손에 들고 친구들과 함께 사진을 찍으며 즐거워했다.
해당 매장 직원은 “최근 외국인 고객들 사이에서 바나나맛 우유의 인기가 높아져 별도의 냉장고를 설치해 판매하고 있다”며 “매장 방문객의 약 90%가 외국인일 때도 있다”고 전했다.

명동 곳곳에서 만나는 바나나맛 우유
앞서 한 SNS 게시물에는 “바나나맛 우유가 외국인 관광객에게 유명한 것은 알고 있었지만, 명동의 의류 매장에서도 판매할 줄은 몰랐다”는 내용이 올라와 56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게시물 댓글에는 최근 외국인 관광객들이 바나나맛 우유를 구매해 커피와 섞어 마시는 모습을 자주 봤다는 반응도 이어졌다.
지난달에는 한 편의점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진열대와 박스에 담긴 바나나맛 우유를 잇달아 집어 가는 영상이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 같은 인기는 과거 ‘두바이 초콜릿’ 열풍 당시 여러 업종의 매장이 관련 상품을 들여와 판매했던 현상과도 닮아 있다. 현재 바나나맛 우유 역시 외국인 관광객 수요에 맞춰 다양한 업종의 매장에서 판매되고 있다.
바나나맛 우유는 숙박업계에서도 환영 음료로 활용되고 있다. 명동에서 에어비앤비 숙소를 운영하는 한 호스트는 올해 초부터 외국인 투숙객을 위해 생수나 주스 대신 바나나맛 우유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 편의점에서 바나나맛 우유를 마시는 관광객들의 영상을 SNS에서 많이 봤다”며 “외국인 손님들에게 한국적인 일상 문화를 경험하게 해주고 싶어 바나나맛 우유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SNS와 K-드라마가 만든 새로운 ‘K-간식’ 경험
명동을 찾은 많은 관광객들은 SNS나 한국 드라마를 통해 바나나맛 우유를 알게 됐다고 말한다. 최근에는 엔비디아 최고경영자 젠슨 황의 방한도 바나나맛 우유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 젠슨 황은 서울 홍대 인근 식당 앞에 모인 시민과 학생들에게 바나나맛 우유와 간식을 나눠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에서 온 24세 여성 관광객은 액세서리를 구매하기 위해 매장을 찾았다가, 중국 SNS 플랫폼 샤오홍슈에서 자주 보던 노란색 바나나맛 우유를 발견하고 곧바로 장바구니에 담았다. 그는 “직접 마셔보니 정말 맛있었다”고 말했다.
루마니아에서 온 32세 관광객 이리나 다모브 씨는 다른 여행객들의 추천을 보고 바나나맛 우유를 아이스 아메리카노에 섞어 마셔보기로 했다고 전했다. 그는 “바나나맛 우유는 어디서나 쉽게 살 수 있고, 가격도 부담스럽지 않다”며 “여행 영상에 자주 등장하다 보니 외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서 점점 더 인기를 끄는 것 같다”고 말했다.
화장품 매장에서도 ‘필수 구매템’으로
바나나맛 우유의 인기는 명동의 주요 쇼핑 매장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한 대형 화장품 매장에서는 많은 외국인 고객들이 화장품을 고른 뒤, 계산대 앞 냉장고에서 바나나맛 우유를 함께 집어 드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명동의 여러 슈퍼마켓과 편의점에서도 바나나맛 우유는 눈에 잘 띄는 자리에 대량으로 진열돼 있다. 일부 매장에서는 수십 개에서 많게는 수백 개의 바나나맛 우유를 준비해두지만, 제품이 빠르게 소진돼 직원들이 수시로 상품을 보충하고 있다.
한 편의점 직원 최 씨는 “바나나맛 우유, 삼각김밥, 샌드위치는 진열하자마자 금방 팔리는 상품”이라며 “고객의 80~90%가 외국인 관광객이고, 많은 이들이 결제 후 사진이나 영상을 찍어 SNS에 올린다”고 말했다.
홍콩에서 온 27세 관광객 허비 씨는 바나나맛 우유의 매력으로 맛뿐 아니라 제품 디자인을 꼽았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한국 바나나맛 우유를 좋아하는 이유는 병 모양이 귀엽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홍콩에도 바나나맛 우유는 있지만 대부분 종이팩 형태라 한국 제품처럼 독특한 디자인은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호주에서 온 34세 관광객 그레이스 씨는 편의점에서 직접 재료를 사서 바나나맛 우유를 활용한 음료를 만들어 마셨다고 밝혔다. 그는 “귀여운 병 디자인 덕분에 경험 자체가 더 특별하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한국인의 일상을 체험하려는 관광 수요와 맞아떨어져”
문화평론가 김헌식 씨는 바나나가 외국인에게도 익숙한 맛이기 때문에 접근성이 높고, 동시에 바나나맛 우유는 수십 년 동안 한국인의 일상 속에서 사랑받아 온 상징적인 음료라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한국인의 실제 생활 방식을 현지인처럼 경험하고 싶어 하는 흐름과 바나나맛 우유의 이미지가 잘 맞아떨어진다”고 분석했다.
이어 “과거 한국 음식이 주로 김치나 고기구이 같은 대표 음식 중심으로 알려졌다면, 최근 젊은 관광객들은 간식, 디저트, 길거리 음식 등 보다 일상적인 먹거리 경험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이러한 음식들은 한국 문화를 더 가깝고 친근하게 느끼게 하는 매개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