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세에 한글을 처음 배운 여성, 85세에 대학 졸업장 받아

교육 소식

03/03/2026 09:14

한국에서 한 85세 여성이 대학 졸업장을 받아 화제를 모으고 있다. 많은 이들이 손주들과 함께 여유로운 노년을 선택하는 나이에, 김정자 씨는 숙명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졸업식 무대에 올라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2월 27일 서울에서 열린 졸업식에서 김정자 씨는 당당히 학위를 수여받았다. 그의 대학 진학 여정은 단순한 개인의 성취를 넘어, 배움에는 나이가 없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Hàn Quốc - Ảnh 1.


문맹에서 수능 최고령 응시자로

1941년생인 김정자 씨는 8남매 중 장녀로 태어났다. 한국전쟁 당시 가족과 함께 폭격을 피해 거제도로 피란을 떠나야 했다. 당시 시대적 분위기 속에서 여성의 교육은 사치에 가까웠다.

그는 “그 시절엔 딸은 학교에 보내지 않았다. 손톱이 닳도록 일만 했다”고 회상했다.

이후 그는 가사도우미, 도시락 공장 근로자, 대중목욕탕 직원 등 다양한 일을 하며 생계를 이어갔다. 결혼 후 세 자녀를 키우는 동안에도 고된 노동은 계속됐고, 그로 인해 척추 질환 수술을 세 차례나 받아야 했다.

인생의 전환점은 70대 후반에 찾아왔다. 딸을 배웅하기 위해 공항에 갔지만 탑승구 안내판을 읽지 못했던 순간, 깊은 부끄러움을 느꼈다고 한다. 얼마 뒤 병원에서 우연히 성인 문해교육 프로그램 전단지를 접했고, 몇 달간의 고민 끝에 등록을 결심했다.

78세에 처음으로 연필을 쥔 그는 한글 읽기와 쓰기를 배우기 시작했다. 이후 중·고등학교 과정에 해당하는 학력을 차례로 마쳤고,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 최고령 응시자로 도전했다.

그해 그는 숙명여자대학교 미래교육원 사회복지학 전공에 합격했다. 이 대학은 그의 손녀가 졸업한 학교이기도 하다. 평생 가슴에 품어온 꿈이 현실이 된 순간이었다.


질병을 넘어 끝까지 향한 꿈

사회복지학을 전공하며 보낸 2년은 결코 쉽지 않았다. 만성 허리 통증을 안고 하루 왕복 세 시간이 넘는 통학을 감당해야 했다. 오전 9시 수업에 맞추기 위해 새벽이 밝기 전 집을 나서는 날이 주 3회였다.

“처음 몇 달은 교수님 말씀을 거의 이해하지 못해 정말 힘들었다”고 그는 말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았다. 교재의 중요한 부분을 밑줄로 표시하고, 집에 돌아와 강의 내용을 모두 손으로 다시 옮겨 적었다. 컴퓨터 타이핑이 익숙하지 않아 세 쪽 분량의 보고서를 작성하는 데 하루가 꼬박 걸리기도 했다.

“한 번 놓친 수업은 다시 예전처럼 배울 수 없다고 생각했다”며 그는 단 한 번의 결석도 원치 않았다고 말했다.

통학이 힘들어 아침과 점심을 교실에서 해결하는 날도 많았다. 무거운 교재를 들고 다니지 않기 위해 집과 학교에 각각 한 세트씩 구비해 두었다. 젊은 학생들은 그의 가방을 들어주거나 지하철역까지 동행했고, 야간 수업 후에는 택시를 불러주기도 했다. 그는 “그 따뜻한 마음이 큰 힘이 됐다”고 전했다.

손녀와의 유쾌한 대화도 화제가 됐다. 손녀가 “이제 할머니는 제 후배네요”라고 농담하자, 그는 “어서 와요, 선배님”이라고 웃으며 답했다고 한다.


“배움으로 희망을 전하고 싶다”

학업을 이어가며 그는 사회복지에 대한 진정한 열정을 발견했다. 과거 복지 지원을 받던 수혜자였던 그는, 이제는 누군가를 돕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김정자 씨는 앞으로 아동복지 분야 4년제 학사 과정에 도전할 계획이다. 또한 미국에 거주 중인 손주들과 자유롭게 대화하기 위해 영어 공부도 병행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어려운 환경에 놓인 아이들에게 작은 희망이라도 전하고 싶다”며 “건강이 허락할지는 모르지만, 하늘이 부르는 날까지 펜을 놓지 않겠다”고 말했다.


프엉동(Phương Đông) – 행사·홍보위원 – 전남·광주 베트남교민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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